세탁기 신제품의 개발방향이 세탁물의 엉킴을 해소하고 헹굼력을 높이는 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가전3사가 최근 선보인 98년형 세탁기 신제품에 적용된 새 기술은 한결같이 두 문제의 해결에 집중됐다.
LG전자가 98년형 통돌이세탁기에는 △4중 폭포물살 △3중 통돌이 물펀치 △3방향 강력 샤워물살 △엉킴방지수류 등의 새 기술이 적용됐다.
「4중 폭포물살」은 세탁조 윗부분의 네군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살이며 「3중 통돌이 물펀치」는 세탁조 아래 분출구에서 물을 쳐올리는 것을 뜻한다. 두가지 기술 모두 세탁물의 찌든 때는 물론 구석구석 숨은 실밥과 보푸라기 등을 말끔하게 제거해 더욱 강력하게 헹굴 수 있도록 돼 있다.
「3방향 강력 샤워물살」은 세탁조의 중앙 윗부분에서 아래로 30.40, 50도의 세 각도로 물살을 뿜어주는 기술. 35도 한 방향으로만 분사됐던 기존의 샤워물살을 개선한 것으로 강력한 힘으로 빨래감에 붙어 있는 보푸라기를 말끔히 제거하는 기술이다.
「엉킴방지수류」는 빨래할 때 빨래감이 주로 엉키는 시점에 이르기 전에 물살을 발생시켜 엉킴을 미리 방지한다.
삼성전자가 98년형 신제품 「수중강타」에 적용한 이른바 물기둥 세탁기술은 빨래감의 엉킴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이 기술은 세탁조 밑면에 부메랑 모양의 기구의 장치해 세탁판의 중앙으로부터 물기둥을 21㎝ 이상 치솟게 한 것. 세탁물을 좌우로 돌려 빨아 세탁물이 가운데로 몰려 엉키는 기존 세탁방식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개선, 엉킴현상을 기존 제품보다 27%나 개선했다.
「수중강타」는 또 세탁시 나오는 부유물을 걸러주는 거름망을 두배로 크게 한데다 항균기능을 갖춰 헹굼력도 높였다.
대우전자가 다음달에 선보일 신제품에 적용된 기술은 아직 밖으로 드러난 게 없지만 기존 돌개물살 기능에 물살이 아래에서 위로 솟아오르게 하는 기술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 역시 세탁물의 엉킴현상을 줄여 세탁물의 손상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전자는 신제품 개발에 앞서 세탁기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을 조사한 결과 「보푸라기와 실밥 등이 묻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탁물이 엉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두가지 응답은 각각 전체 응답자의 32.6%와 24.2%로 「찌든 때」를 지적한 응답자(35.4%)에 이어 소비자불만 2위, 3위를 차지했다.
세탁기업체들이 헹굼력과 엉킴방지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세탁기의 주요 관심사였던 세탁력이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한몫 거들고 있다. 세탁력은 그동안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개선점을 내놓으면서 거의 평준화한 상태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세탁기의 개발방향이 앞으로도 당분간 헹굼력 향상과 엉킴방지에 집중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