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시대에 가전산업을 떠받칠 주요 핵심기술력의 확보가 시급하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3사를 비롯한 우리나라 가전업체들은 향후 가전제품의 경쟁력을 가름할 데이터 압축및 복원(MPEG), 광기록 및 재생, 휴먼인터페이스, 평판디스플레이(FPD), 냉동공조 사이클 등 주요 핵심기술분야에 대한 기술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는 있으나 이들 기술을 개발 선도하고 있는 선진기업에 크게 뒤짐으로써 앞으로 본격적으로 형성될 멀티미디어 가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MPEG2의 경우 영상기기 기술의 핵심분야로 일부 업체는 칩을 단독 설계하고 제작해 응용하는 원천기술에 근접하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2백여건의 특허가 등록돼 있어 제품의 시장경쟁력을 어렵게 하고 있다. 또 이들 일부 기업의 원천기술력도 아직 LSI로직, 시큐브(C-Cube) 등 MPEG 기술을 선도하는 선진기업의 8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데이터 교환 등 일정한 전송환경 아래서 화질의 선명도를 높이는 MPEG4 기술은 가전업계가 이제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다.
기록밀도가 포인트인 광기록, 재생 분야는 청색 발광다이오드(LED)처럼 픽업에서 파장이 짧은 단일 광원과 디스크 물성이 핵심기술인데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소니와 2,3년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
멀티미디어시대의 새로운 기술분야로 주목되고 있는 휴먼인터페이스 기술은 이제까지의 HW와 HW, 또는 HW와 SW를 연결하는 기술개념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미국 사노프연구소(SRI)와 IBM 등의 80% 수준을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평판디스플레이(FPD) 분야는 차세대 영상기기의 중추적인 화면표시장치로 인식되고 있는데도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은 후지쯔, NEC 등 선진업체의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냉장고, 에어컨, 냉온풍기 등의 가전제품 핵심기술인 냉동공조 기술은 영상분야와는 달리 국내기업들이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으나 마쓰시타의 생산기술력 등과 비교하면 70%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전자3사를 중심으로 한 일부 가전업체에선 앞으로 시장경쟁을 좌우할 이들 차세대 핵심기술력 확보를 위해 체계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등 기술격차 좁히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들이 아직도 이들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에 인색할 뿐 아니라 전자3사도 연구개발 투자액을 크게 확대해야 하는 등 집중적인 기술개발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