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업계, 신기술 개발경쟁 치열

프린터 공급업체들이 올들어 첨단 신기술을 채용한 고성능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어 프린터 분야의 기술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캐논, 코리아제록스, 한국휴렛팩커드, 큐닉스컴퓨터, 삼보컴퓨터 등 중견 프린터 전문업체들이 올 전략제품에 고선명 출력기능과 고속 출력기능, 인터넷기능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그간 프린터 엔진업체가 제공하는 기본기능에 추가로 한글, 한자폰트 등 비교적 간단한 부가기능을 내장한 컨트롤러를 개발, 공급해 왔지만 최근에는 프린터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고난도 제어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롯데캐논(대표 김정린)은 첨단기술인 초절약모드를 지원해 잉크 사용량을 기존 제품의 4분의 1로 줄인 20만원대 초저가 컬러 버블젯프린터 「BJC-210SP」를 개발, 최근 시판에 나섰다.

코리아제록스(대표 문대원)는 자체 개발한 해상도 향상기술인 EET기능을 채용해 최대 1천2백dpi 초정밀 고해상도 출력을 실현했고 프린터 제어 컨트롤러에 플래시롬을 탑재, 특정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도 디스켓을 이용해 프린터 성능을 변경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고성능 A4용지 네트워크프린터 「제록스 α-1261」을 내놓았다.

한국휴렛팩커드(대표 최준근)도 고선명 이미지 출력이 가능한 리얼라이프 이미징시스템 기술을 데스크젯 시리즈에 기본 탑재했고 최근에는 이코노모드를 채용해 토너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한 네트워크프린터 「레이저젯5Si」와 인스턴트 퓨즈기술로 전기사용량을 크게 줄인 「레이저젯6L」을 잇따라 선보였다.

큐닉스컴퓨터(대표 김용현)는 잉크 출력심도를 2단계에서 4단계로 개선, 기존 잉크젯 방식보다 40배나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라이브포토 프린팅기술을 채용한 개인용 잉크젯프린터 신제품 「큐씨네칼라Ⅱ」를 개발, 이달부터 시판중이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도 6색 잉크에 슈퍼 마이크로마하젯기술을 채택해 컬러 잉크젯프린터의 단점인 하이라이트 부분의 도트현상을 없앴고 기존 제품에 비해 12배에 달하는 영상표현력을 실현해 사진과 같은 선명한 인쇄물을 제작할 수 있는 스타일러스칼라 시리즈를 개발했으며,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컬러화질과 사진출력기능을 크게 개선한 컬러아트기술을 마이젯 시리즈에 내장시켜 시판에 나섰다.

프린터업체들의 이같은 첨단기술 개발경쟁은 프린터 핵심부품인 엔진 성능이 대부분 평준화돼 독자적인 특수기능과 부가기능,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추가해 제품 특화전략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단순히 외국 프린터 엔진을 도입해 조립하는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프린터업체들이 첨단기술 경쟁에 적극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는 향후 프린터업계가 단순히 값싼 제품으로는 시장주도권을 장악할 수 없고 가격, 기술 경쟁력을 갖춘 제품만 살아남는 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일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