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시장에도 기술경쟁이 시작됐다.
국내 프린터시장은 매년 20~30%씩 규모가 급신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4~6개월에 불과하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따라 가격 또한 매년 30% 가량 폭락하고 있어 첨단 기술력과 특화된 제품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한국 HP, LG전자, 삼보컴퓨터, 큐닉스컴퓨터 등 프린터업체들은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첨단의 기능을 내장한 제품을 전략상품으로 내세워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들어 프린터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최신 기술은 무엇이고 프린터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 지 8회에 걸쳐 분석해 본다.
<편집자>
「첨단 기술을 확보하라」.
올해 국내 프린터 업체들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감을 느끼면서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린터 핵심부품인 엔진을 몇몇 업체가 독점 공급하고 있기 상태에서 수요를 끌어내려면 경쟁사 보다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성능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린터 엔진 성능이 서로 비슷하고 제품 특성 및 규격이 완전히 공개된 상태에서 경쟁사 보다 탁월한 제품을 만들어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는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급격히 단축돼 주력제품인 보급형 기종의 경우 4~6개월마다 제품군이 완전히 교체되고 있는 상태이며 가격은 연간 30% 이상 곤두박질 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체들은 소비자들은 가격과 성능이 조금이라도 앞선 제품으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매 분기마다 2~3종의 신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큐닉스컴퓨터, 한국HP 등 국내 대표적인 프린터업체들이 첨단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외국의 신기술을 적극 채용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올들어 프린터 업체들은 사진 보다 선명한 인쇄물을 출력하는 「고선명 출력기능」이 탑재된 중저가 제품을 전면에 포진해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최근 시판중인 잉크젯프린터 제품 가운데는 출력 해상도가 1천4백40dpi까지 지원한 초고해상도 프린터도 등장해 인화지에 전사된 사진 보다도 선명한 인쇄물을 제작할 수 있다.
고선명 출력기능과 함께 올해 프린터 업체들이 내걸고 있는 핵심기능이 바로 복사기 만큼 빨리 출력물을 인쇄하는 「고속 출력기능」이다. 일부 잉크젯프린터 업체들은 고속프린팅의 대명사인 레이저프린터 보다 인쇄속도가 빠른 고성능 컬러제품을 출시해 관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프린팅 방식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고체잉크방식 컬러프린터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텍트로닉스가 프린터 업계의 대명사인 HP사에 도전장을 내고 차세대 프린팅 방식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인쇄비용과 소모품 사용량을 최소화시켜 프린터 유지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한 일명 「다이어트프린터」도 경쟁적으로 출시돼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특수잉크와 특수용지도 잇따라 출시돼 소모품 분야에서도 첨단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밖에 프린터 업체들은 인터넷 웹프린팅 기능과 프린터 에뮬레이터인 PCL6 및 포스트스크립트3, 유니버셜시리얼버스(USB), 무선적외선통신(IrDA) 등 차세대 첨단기술을 탑재한 제품경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