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면 어김 없이 찾아오는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들은 어느새 일상적인 행사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라이온 킹>을 정점으로 점점 그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이제는 기다려지는 축제라는 이미지보다는 으례 찾아오는 연례행사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디즈니의 35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올 여름을 장악하겠다고 찾아온 <헤라클레스>는 특히 그런 인상을 짙게 풍긴다.그러나 아무리 그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이 무시 못 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미디어들처럼 인터넷에서도 <헤라클레스>의 개봉에 맞추어 다양한 웹사이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곳은 대표적인 연예영화 전문 웹진인 「E온라인」의 「신화 바꾸기 특집」(http://www.eonline.com/Hot/Feature/Hercules/). E온라인은 이 특집을 통해 디즈니가 <헤라클레스>의 원전을 어떻게 바꾸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바꾸었고, 왜 바꿀 수 밖에 없었는지를 다루었다
E온라인은 우선 제우스가 인간인 알크메네와의 불륜을 통해 낳은 아들인 헤라클레스의 신화속 이야기를 설명한 후, 감독인 론 클레멘츠의 인터뷰를 통해 그 신화 속의 이야기를 수정하게된 배경을 설명했다. 론 클레멘츠는 그 인터뷰를 통해 『헤라클레스의 신화는 문제가 많았다. 악당은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인데다가 제우스는 바람둥이인 이런 이야기는 디즈니가 추구하는 바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하며 가족중심주의를 지향하는 디즈니의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나 헤라와 제우스는 헤라클레스를 사랑하는 부모로 바뀌고 하데스가 악당으로 출연하게 되는 이런 개작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남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E온라인은 끝까지 이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영화역사에서 헤라클레스를 어이없게 개작해 만든 영화들을 소개했다.
그 영화들 중에서 <헤라클레스 대 달에서 온 인간>,<헤라클레스와 포로로 잡힌 여인들>과 아놀드 슈와제네거의 영화데뷔작인 <뉴욕의 헤라클레스> 등이 잘 알려진 작품들. 그밖에도 신화들을 뒤죽박죽 섞어서 만든 <헤라클레스, 삼손, 율리시즈>와 시대적 상황을 마음대로 바꾼 <로마의 헤라클레스> 등이 원래의 이야기를 완벽히 무시한 전형적인 영화들로 소개되었다.
E온라인은 특집을 마무리 지으면서 디즈니의 <헤라클레스> 이후에도 계속 헤라클레스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는데, 인간이 지난 3천년 동안 배운 것이라고는 커다란 이두박근을 자랑하며 악당을 물리치고 여자들을 구하는 이 힘센 남자들의 이야기에 인간들이 빠져든다는 사실이라며 조심스럽게 다음 헤라클레스 영화의 제작을 예측했다.
여하튼 디즈니의 <헤라클레스>가 올 여름 또 다른 화제를 불러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만약 <헤라클레스>에 대한 더 많은 자료들이 필요하다면 디즈니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disney.com/DisneyPictures/Hercules/Index.html)와 멕의 정원 홈페이지(http://www.geocities.com/Hollywood/Lot/5212/index.html) 등을 들려보면 된다.
<이철민 인터넷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