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IVMC`97 서울대회를 맞아

IVMC`97(International Vacuum Microelectronics Conference)는 88년 미국 윌 리엄스버그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전계방출(field emission)과 그 응용을 주로 다루는 국제학술 발표회다.

이 학술대회는 전계방출소자가 고주파장치와 전계방출디스플레이(FED)에 응용돼 상업화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매우 중요한 학술발표장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IVMC를 개최하게 된 것은 지난 94년 한국정보통신주식회사가 전계방출소자를 처음 만든 스핀트 박사와 그래이 박사를 초청, 세미나를 가진데서 비롯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한국에서 FED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연구자금 마련과 저변확대가 시급하며 이를위해 정보통신부, 통산산업부, 과학재단, 교육부 등의 연구기획에 FED가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정보통신부가 3년간 90억원을, 통상산업부, 과학재단, 교육부가 매년 총 40억원 정도를 FED 연구개발자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삼성종합기술원, 오리온전기, 한국정보통신에서도 수십억원을 투입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힘입어 지난 95년 미국 포틀랜드 대회때 97년 대회유치를 신청, 대만, 일본과 경합을 벌여 3번의 회의를 거듭한 끝에 힘겹게 개최권을 따냈다.

IVMC 97에서는 전계방출이론,진공마이크로소자의 제작 및 평가,신소재,그리고 디스플레이와 고속소자 등에서의 응용 등 전통적인 분야와 함께 특히 FED기술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전계방출원리는 일찌기 20세기 초 양자역학이 정립되면서 알려지게 되었으나 그 응용이 활발하지 못해 아직까지 괄목할만한 상업적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응용분야에 보다 무게를 싣기 위해서다.

픽스테크社가 3년전에 FED 생산계획을 발표했으나 아직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고 모토롤러나 후타바가 연구개발 진척상황을 함구하고 있는 현실도 응용분야에 대한 학계의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모두 1백50여건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으로 그동안 한국,미국,일본,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싱가포르,대만,루마니아 등으로부터 제출된 2백10여건의 논문중에서 20여명의 전문가가 엄선하여 뽑은 것들이다. 채택된 논문은 한국이 49편으로 가장 많고 미국 32편, 러시아 28편,일본 23편,그리고 중국 12편 순이며 유럽과 동남아도 각각 8편과 4편이 포함됐다. 한국이 이처럼 많은 논문을 발표할 수 있게 된 것은 짧은 기간동안 저변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반가운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이들 논문은 이번 대회의 주제에 의거해 전계방출이론 및 시뮬레이션, 금속 및 실리콘 전극 제작및 특성, DLC 및 다이아몬드 전극,고속소자를 포함하는 응용,형광체와 패키징을 포함하는 FED기술 등 5개 분야로 나누어 심사되었다.

IVMC 97의 준비는 예정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참가 예정자들은 7월21일까지 예비등록을 마쳐야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등록비가 50달러 추가되기 때문이다. 또한 학회에서 발표하는 논문을 JVST에 게재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해당 논문 3부를 접수시켜야 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FED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 패널을 전시하고 또 개발을 통하여 얻은 지식을 토론을 통해 발표할 수 있는 장을 마련, FED의 장래에 대한 전망을 얻고자 했으나 해당업체들이 꺼려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한 점이다.

<이종덕 IVMC 97대회장(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