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동남아서 제품 판매가격 인상 움직임

동남아 지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가전제품의 가격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19일 가전3사는 태국 바트화를 비롯해 동남아국가 통화 가치가 최근 급격히 떨어져 현지 공장의 원가부담이 커짐에 따라 그 대응책으로 현지 판매가격의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일부 회사는 이미 인상방침을 굳히고 그 시행시기만 남겨두고 있다.

특히 국내 가전업체들은 최근의 통화 폭락사태로 그동안 이 지역에서 추진해온 「제값받기 마케팅」을 더욱 활발히 전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통화 폭락사태가 빚어진 나라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서 판매가격을 품목에 따라 15% 가량 인상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다만 인플레 억제에 나선 현지 정부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인상 시기를 일본업체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일정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통화 폭락사태로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에 세운 현지 공장에서 수입하는 부품가격이 오름에 따라 현지 판매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인상폭을 조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는데 올들어 추진중인 브랜드교체와 맞물려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인상에 대한 현지의 저항이 적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통화 폭락사태를 고급브랜드 정착의 좋은 기회로 활용할 계획인 것이다.

LG전자는 그렇지만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할 경우 판매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인상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대우전자는 태국 등지에 현지 생산기지가 없어 원가부담에 따른 직접적인 가격인상 요인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에서 수출하는 제품의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국내외 가전사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편 가전3사는 현지 공장의 현지 판매비중을 축소 조정하는 등 통화 폭락 사태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