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업계, MD시장성 놓고 고심

「우리나라에서 미니디스크(MD)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까.」

주요 오디오업체들이 미니디스크(MD) 플레이어의 시장 가능성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오디오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MD를 재생할 수 있는 MDP내장형 오디오를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나 MDP 수요에 대한 정확한 시장조사가 없어 시장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일부 업체들은 MD 도입을 주장하는 상품기획 부서와 MD의 실패를 예상하는 영업관련 부서의 의견이 엇갈려 MD 관련사업이 도입단계에서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게다가 현재 휴대형 MDP를 판매하고 있는 한국샤프도 밀수품의 범람과 소프트웨어의 부재로 제품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다른 업체들의 MDP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샤프가 판매하는 휴대형 MDP의 소비자가격은 49만8천원이지만 용산전자상가 등지에서 밀수되는 소니의 휴대형 MDP는 약 3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샤프는 밀수품에 대응, 할인행사를 통해 제품가격을 40만원 밑으로 낮추기도 했지만 여전히 밀수품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제품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하반기 MDP 내장형 미니컴포넌트를 출시할 예정인 해태전자와 태광산업에서도 일부 부서를 중심으로 MDP의 성공여부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해태전자는 일본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모델을 올 연말부터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며 태광산업도 10월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인데 특히 태광산업은 음반업체와 제휴해 MD소프트웨어도 함께 공급하는 등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들의 일부 부서에서 MDP의 시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MD시장이 형성된 국가는 일본밖에 없어 국내업체들이 MD사업에 나서게 되면 내수시장 위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사업의 채산성이 떨어져 제품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어려운데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취향에 비추어볼 때 소비자들이 노래를 일일히 녹음해서 듣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MD소프트웨어시장의 활성화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의 사업성이 불투명한데다 당분간 오디오 수요를 자극할만한 특별한 요인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MD사업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