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국영화 개봉 연기 속사정

올 여름 유난히 거센 할리우드 영화들의 공세로 말미암아 두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을 연기했다.바로 「나쁜영화」(감독 장선우)와 「넘버 3」(감독 송능한)가 대한극장에서 상영중인「쥬라기공원2」,서울극장에서 상영중인 「스피드2」「제 5원소」「헤라클레스」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오는 26일 대한극장과 서울극장에서 각각 개봉될 예정이던 두 영화는 독특한 소재, 짜임새있는 시나리오, 감각적인 영상으로 흥행성공이 기대됐다.그러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쁜영화」는 무기한,「넘버 3」는 오는 8월 초로 개봉이 연기된 것이다.

미라신코리아(대표 안병주)가 제작한 「나쁜영화」는 최근 큰 이슈로 등장한 10대 청소년들의 삶과 가치관에 카메라시선을 맞춘 영화. 실제 10대들이 출연해 자신들의 평상시 모습을 다큐멘터리식으로 전개, 영화소재와 구성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10대들의 자연스러운 폭력행사,성적 행위가 포함돼 있어 영화자체가 공론화될 정도였다.

이러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나쁜영화」는 당초 계획됐던 개봉일정을 지키지 못하고 무기한 연기됐다.대한극장이 「콘에어」「스피드2」「제 5원소」「맨 인 블랙」「배트맨과 로빈」등 극장계를 점령하다시피 한 할리우드 대작영화들과의 맞대결을 피해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이에따라 허리우드 한국 전용관에서의 상영일정도 무기한 연기됐고 미라신코리아측은 마케팅, 홍보비용부문에서 적지않은 추가부담을 안게됐다.

프리씨네마(대표 김인수)의 「넘버 3」는 서울극장측의 약정 개봉일 불이행에 따라 오는 8월 초로 개봉이 연기된 경우.서울극장의 4개관 증축공사의 준공검사가 연기되면서 영화개봉도 동시에 연기됐다.제작사와 극장간 상영일정계약이 잠정적인 약정일 뿐 실질적인 구속력을 갖지 못해온 관례에 따라 프리씨네마가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본 것이다.

「넘버 3」의 주(메인)개봉관인 서울극장의 개봉이 연기됨에 따라 씨티극장을 비롯한 서울지역 9개관의 개봉일정도 모두 연기됐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