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프린터업계 불붙은 첨단기술 경쟁 (5);기본사양

「유지비는 절반, 인쇄량은 두배」.

최근 저렴한 유지비용으로 많은 양의 출력물을 인쇄할 수 있는 「高연비 프린터」가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각종 첨단 기술을 도입해 잉크 분사량과 소모품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다이어트」 기능이 프린터 기본사양으로 빠르게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

올들어 고연비 다이어트 프린터를 출시한 업체는 한국HP, 한국텍트로닉스, 롯데캐논, 큐닉스컴퓨터 등 국내 간판격 프린터 업체들이 모두 망라돼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잉크 분사량과 토너 사용량을 절감시킨 인공지능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 장당 인쇄비용을 기존 제품의 절반 이하로 줄여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인쇄할 수 있도록 프린팅 사용환경을 개선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프린터 업체들이 유지비용을 크게 줄인 고연비 프린터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프린터 하드웨어 공급가격이 크게 떨어져 더 이상 제살깍아먹기식 가격경쟁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프린터 업체들은 프린터 본체 가격이 매우 저렴하지만 잉크젯용 잉크카트리지나 레이저 토너카트리지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대폭 수용, 잠재수요 및 대기수요층을 끌어들이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고연비 경쟁을 주도한 업체는 올들어 레이저프린터와 잉크젯프린터 부문에서 모두 비약적인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HP.

이 회사는 레이저프린터 토너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절약한 이코노모드를 적용, 장당 인쇄비용을 9원 미만으로 낮춘 고성능 네트웍프린터 신모델 「레이저젯5Si」을 개발했다. 또 레이저 토너 사용량을 50% 이상 절약한 「레이저젯6L」도 발표해 관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한국HP와 고성능프린터 부문에서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텍트로닉스도 컬러인쇄시 장당 인쇄비용이 1백원 미만인 고성능 컬러레이저프린터 「페이저560」 모델을 발표해 맞대응하고 나섰다. 텍트로닉스는 이미 컬러인쇄시 유지비용이 장당 40원에 불과하고 흑백인쇄물은 장당 비용이 17원에 불과한 고체잉크방식의 「페이저350」 모델을 전략제품으로 시판하고 있는 상태다.

프린터 전문업체인 큐닉스컴퓨터는 마이크로 파인 토너를 사용해 인쇄 해상도를 향상시키고 토너 절약형 모드를 지원해 소모품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레이저프린터 「피카소400」을 최근 출시했으며 향후 출시될 모델에 소모품 절약기능을 기본 탑재할 방침이다.

롯데캐논도 잉크 카트리지 용량을 20% 늘리고 초절약모드 기능을 적용, 흑백 카트리지 1개로 기존 제품보다 5배나 많은 2천4백장의 고품위 인쇄물을 출력할 수 있는 버블젯프린터 신제품 「BJC-210SP」을 국내시장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 LG전자는 컬러잉크젯프린터 신모델 「아트젯」 기종을 헤드와 색상별 잉크가 분리하도록 설계, 소모품 비용을 크게 절감하도록 지원했고 쌍용정보통신도 토너절약기능이 내장된 보급형 레이저프린터 「PC콤비」와 4~5단계 토너절약기능을 포함된 전문가용 「페이지아트」시리즈를 시판 중이다.

전문가들은 『프린터업계가 뒤늦게나마 잉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유지비용을 저렴하게 낮춘 다이어트형 제품을 출시한 것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며 『프린터 업체들이 그동안 소모품 판매로 고마진을 챙겨왔지만 앞으로는 또 다른 수익창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