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미어 액티브 채널" 서비스 (하)

<구체화하는 세계제패 야망>

지난 15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익스플로러(IE)4.0」 플랫폼프리뷰2(베타2)의 공개와 함께 전세계 2백50여 「프리미어 액티브채널서비스」 협력사 명단을 발표하자 미국의 경쟁업체들, 전문가, 법조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IE 4.0에 윈도95를 통합하고 다시 프리미어 액티브 채널서비스까지 제공하려는 것은 운용체계 공급자로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려는 의도라며 MS측에 제품 개발의 중지를 요구한 것이다. 이 가운데 특히 법률 전문가들은 MS의 IE4.0 전략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주장은 컴퓨터환경을 좌지우지하려는 MS의 패권주의에 반발해온 경쟁사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여 내달 IE 4.0이 발표되면 지난 95년의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 사건 이상가는 논쟁을 야기시킬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MS의 패권주의가 구체적으로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95년 윈도95 내장형태의 MSN계획이 공개되면서 부터. MSN은 윈도95 사용자들이 단지 몇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네트워크에 접속함으로써 전자우편,온라인서비스,채팅,사설게시판 등이 가능한 독자적인 그로벌 PC통신. PC표준을 장악한 MS가 내친 김에 네트워크환경의 표준까지를 주도하겠다는 것이 MSN구상의 핵심이다.

MS는 MSN의 단일 접속환경을 위해 전화회사인 브리티시텔레컴(BT)과 스프린트를 끌어들였고 각국에서 현지어 온라인 콘텐트를 제작할 수 있는 협력사를 모집했다.

그러나 TCP/IP가 아닌 X.25 기반의 MSN은 제 뜻을 바로 펴보지도 못하고 때마침 불어 닥친 인터넷 태풍에 밀려 3개월여 만에 좌초되는 비운을 맞고 말았다. 넷스케이프의 웹브라우저 「내비게이터」가 태풍의 핵이었다.

이번 MS의 IE 4.0과 프리미어액티브채널서비스 전략수행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윈도95와 MSN의 그것과 매우 유사한 면을 발견할 수 있다. 방법은 다르지만 MSN과 프리미어액티브채널서비스 모두 정보통신환경을 자신의 영향력 하에 두려는 전략에서 출발하고 있음은 우연의 일치 만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독자 네트워크 MSN이 실패한 반면 인터넷 기반의 프리미어액티브채널서비스는 성공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또 MSN 출현 당시만해도 전용 콘텐츠가 거의 없었지만 프리미어액티브채널서비스 상황에서는 거의 무한정하다는 점도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MS의 채널서비스 전략수행과정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일부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서비스가 실패하지는 않더라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비슷한 방식의 채널서비스를 준비중인 넷스케이프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입장이 뒤바뀌어 있긴 하지만 넷스케이프는 아직도 전세계적으로 「내비게이터」(커뮤니케이터4.0의 전신)의 사용률이 70%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MS에게는 우선 내비게이터라는 산을 넘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MS는 이 산넘기 전략의 일환으로 채널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는 「채널정의포맷(CDF)」과 「다이내믹HTML」 규격에 맞게 제작돼야 한다는 조간을 달았다. MS의 독자기술인 CDF는 푸시 기반의 모든 콘텐츠를 사용자가 자동화하거나 개인화할 수 있는 규격으로서 최종 사용자와 콘텐츠 제공자간 가교역할을 한다. 다이내믹HTML은 자바에 비교되는 콘텐츠 제작도구.

MS는 이밖에 프리미어액티체널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콘텐츠 제작시 COM(MS의 객체모델규격),스크립팅(VB스크립트등),HTML메일,2차원 위치설정,「넷쇼(비디오콘퍼런싱)」등 10개의 기술 가운데 4∼6개를 의무적으로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MS의 이같은 의도는 IE4.0 환경으로 제공되는 콘텐츠의 특화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같은 콘텐츠라도 IE4.0을 통해야 만이 제공자가 의도하는 원래의 내용을 검색할 수 있게 함으로써 내비게이터의 무용지물화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어 액티브채널서비스가 장기적으로는 세계 제패를 위한 포석이지만 가깝게는 넷스케이프 옭아매기로 해석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