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인터넷시대 세계를 향한 경영 (115)

국가정책과 이익 (2)

고어 부통령은 「NII 구축계획」이라는 보고서에서 『컴퓨터와 데이터베이스,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단절없는 통신네트워크를 구축, 사용자의 손끝에서 방대한 정보를 얻도록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터넷은 NII 계획의 가장 두드러진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보고서는 NII가 구체화되고 확산되기 위한 책임을 정부 단독으로 떠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NII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주도아래 필요할 때만 정부가 「아주 신중한 지원」을 통해 민간 활동을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94년에 들어서면서 인터넷의 상업적 이용이 크게 늘어나고 통신규제 완화법안이 미 상원에 상정됨에 따라 NII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정부의 역할이 정치가들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논점으로 부각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NII의 모든 영역을 경쟁논리가 지배하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부는 정부의 지원없이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네트워크 접속과 같은 핵심 사업은 진행되기 힘들다는 주장을 폈다.

NII 계획 실현방법에 대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통신과 컴퓨터 그리고 네트워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우위를 차지해야만이 국가간 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공감대가 미국내에서 폭넓게 형성되어 갔다. 고어 부통령의 보고서는 『NII가 국가에 줄 수 있는 혜택은 엄청나다. 첨단 정보인프라에 힘입어 미국의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미국인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을 만들고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인터넷이 먼 미래에나 실현될 정보인프라의 초기 형태가 아니라는 인식도 높아졌다. 인터넷은 이미 NII 실행 계획과 미국 통신정보위원회(NTIA)에서 지적한 것과 같은 기능을 상당 부분 제공하고 있었다. 클린턴 정부는 NII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인터넷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무부 기금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했다. NTIA는 비영리 단체, 학교, 도서관 및 기타 단체에 필요한 인터넷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통신정보 인프라 지원프로그램(TIIAP)을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미 과학재단(NSF)을 통해 대학에 제공하던 인터넷접속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후원금은 줄였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의 인프라스트럭처부문 담당해온 데이비드 라이텔氏에 따르면 이같은 조치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광범위한 민간 주도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들기 위한 것이 었다.

클린턴 행정부는 NII 구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처음부터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왔다. 클린턴 대통령과 고어 부통령은 집권 후 채 한달도 안돼 실리콘밸리 첨단 기업경영자들과 자리를 갖고 명확한 기술관련 정책을 밝혔다. 이같은 정책은 클린턴 행정부 선거 기간중에 밝힌 공약 사항의 핵심 부분이었다. 이 정책은 또 민간기업의 역할을 장려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미국 국민들이 첨단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처럼 초기에는 NSF가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고 나중에 인터넷접속 서비스의 책임을 민간기업에 맡긴 방식은 정부가 새로운 시장을 육성하는데 있어서 훌륭한 모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