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반시장 염가 경쟁 불꽃

클래식음반시장에 염가경쟁이 불붙었다.

현재 음반시장에서 「가격파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화제의 염가반은 EMI의 레드라인시리즈와 신나라레코드의 낙소스음반.이들 음반은 시중가격이 기존 CD음반가격의 절반이하 수준인 4천원∼5천원으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음반시장에 활력소로 등장했다.

클래식음반의 염가경쟁은 지난 93년 폴리그램, 소니뮤직, BMG, 워너뮤직 등 국내 직배사들이 기존 음반가격의 30∼40%정도인 7,8천원 가격의 음반을 출시하면서 한차례 치뤄졌다.하지만 이들 음반중 폴리그램이 지난 95년 초에 출시한 「듀오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판매고를 올리지 못해 대부분의 직배사들이 이들 염가음반에 대한 홍보, 마케팅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음반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클래식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이 음반의 질적인 수준에 맞춰져있어 가격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며 중저가 음반의 판매저조이유를 설명한다.또한 대부분의중저가 클래식음반이 1백여종을 넘는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중소 음반매장이 공간확보와 채산성문제 등으로 이들 음반의 취급을 꺼리고 있는 것도 대중성확보에 실패한 또다른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이번에 EMI와 신나라레코드는 기존 중, 저가 음반의 실패요인을 분석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EMI코리아는 본사가 지난 주 창사 1백주년을 맞아 출시한 「레드라인시리즈」 중 1차분으로 65종,총 7만8천장을 수입해 발매 1주일 만에 6만5천장을 공급했다.EMI는 <레드라인>출시 이전에 미국, 영국, 독일, 일본등 세계 주요 음반시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조사를 실시한 결과,음반가격에 영향을 받는 클래식 초보자들과 음악에 관심 있는 일반대중들을 대상으로 하여 카세트테이프 가격인 4,5천원대로 음반가를 설정했다.

이 회사측은 『레드라인시리즈는 디지털방식으로 녹음된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네빌 마리너,정경화,베를린필하모니,빈필하모니 등 세계 정상급 유명 연주자 및 연주단체의 연주를 값싸게들을 수 있고 』고 설명한다.EMI는 교향곡은 짙은 청색,협주곡은 녹색,성악곡은 노란색 등 10개의 색을 지정해 장르별 고유색으로 표시해 음반분류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을 배려했다.

신나라레코드가 수입,배포하는 낙소스는 「저가의 명반」을 많이 보유한 레이블로 지난 96년 세계 클래식 음반시장 점유율 15%를 달성할 정도로 「저가전략」으로 성공했다.하지만 한국시장에서는 진가를 인정받지 못한 형편이었다.

신나라레코드는 그동안 홍보, 마케팅 부족으로 낙소스레이블의 판매가 저조했다고 판단, 발매10주년을 맞은 올해부터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이를 위해 이 회사는 그동안 낙소스음반을 서울지역등을 중심으로 판매한 데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지방의 중소 음반매장에까지 공급을 시작하는 등 판매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낙소스음반은 1천6백여종으로 피아니스트 예뇌 얀도의 베토벤 피아노소나타,코다이4중주단의 하이든현악 4중주,성악앙상블 옥스포드 카메라타의 음반과 백건우,강동석,조수미등 국내 연주자들의 음반등이 포함돼 있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