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들어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선진국의 공세가 강화되고 국내업체들이 첨단분야에서 선진업체들과 시장 선점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신기술개발과 함께 이러한 기술들을 지적재산화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대우전자 패트롬(PATROM)사업팀은 지난 수년간 대우전자가 지재권분야에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부서다.
패트롬사업팀의 뿌리는 지난 93년 대우전자 법무담당 산하에 설립된 전략정보팀으로 현 패트롬사업팀장인 이민재과장을 포함, 불과 5명의 인원으로 시작됐다. 당시 이 팀의 임무는 선행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소의 특허 검색활동을 지원하거나 특허소송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하고 분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특허자료는 대부분 전산망이나 CD롬을 활용해 검색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가 잡혀있었으나 국내자료는 거의 데이터베이스화 되어있지 않은 실정이어서 대우전자 전략정보팀원들은 임무를 수행하는 데 곤욕을 치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들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무색할 정도로 민첩하게 국내특허를 데이터베이스화해야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한 기업체의 일개 팀이 감당하기엔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경영층을 포함한 전사적인 지원을 받은 이 팀은 지난 94년말 국내특허를 목록과 원문으로 나누어 구성한 광파일링시스템을 발표하였으며 이듬해에는 이 자료들을 CD롬에 담아 「한국특허검색시스템」(PATROM)초판을 완성해냈다.
패트롬은 특허권이 살아있는 지난 83년이후 특허청을 통해 공개된 총 70만여건(책자로는 1만여권 분량)의 특허와 실용신안 정보를 1백여장의 CD롬으로 압축한 것이다.
한번에 50만여건의 특허를 2,3초만에 검색할 수 있는 패트롬이 사내뿐만 아니라 국내업체들에 큰 반향을 일으키자 대우전자는 패트롬을 개발한 전략정보팀을 패트롬사업팀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의장, 상표자료 등을 대상으로도 패트롬 후속 시리즈를 제작하고 본격적인 수익사업화하기 시작했다.
패트롬사업팀은 95년부터 연간 2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사내벤처 개념이 도입되기도 전에 스탭부서로 출발한 조직이 사업팀으로 변신해 성공한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패트롬사업팀은 지난해에는 각종 특허현황을 그래프나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패트롬 4.0을 발표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 (http://patrom.dwe.co.kr)도 구축하고 서비스를 확대했다.
또 올해는 일본특허를 한글로 번역해 CD롬으로 만든 J-패트롬을 제작함과 동시에 한국특허를 일본어로 번역한 K-패트롬도 완성해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이민재 팀장은 『그동안 흘린 땀방울이 자사뿐만 아니라 여타 국내 기업들이 특허검색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하게 된 것이 가장 보람스럽다』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