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동가 상승과 내수 수주물량 감소로 국내 전선업계의 하반기 경기가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동의 국제시세가 연초보다 크게 오른 데다 국내 전 산업의 경기불황으로 내수 수주물량이 줄어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동의 경우 국제시세는 런던금속거래소(LME)의 3개월 선물기준으로 연초에는 톤당 2천2백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 5월에는 평균거래가가 톤당 2천5백13달러로 급등했으며 6월에는 톤당 2천6백달러로 상승했다.
이는 연초에 비해 18%가량 상승한 것으로 전기동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전선업체들의 원자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 전기동의 국제시세는 평균 2천4백66달러로 지난달보다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연초에 비해서는 크게 오른 가격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국제적인 전기동가 상승추세는 전기동의 재고물량이 전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다 제련시설도 수요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칠레의 전기동 광산 파업에 따른 여파도 전기동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전기동 제련설비 확장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톤당 2천3백∼2천4백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LG금속이 유일하게 전기동을 제련, 국내 수요의 50%가량을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페루의 동광산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향후 전기동 생산량을 크게 늘려 국내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나 가격상승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편 전선업계는 내수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들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불황으로 가까스로 올해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관납 의존도가 큰 중소 전선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소 전선업체의 경우 최대 수요처인 한전의 잇따른 지연발주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한전, 조달청 등에서 실시하는 입찰도 저가수주 경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중소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는 그래도 그럭저럭 물량이 나와 버텼는데 최근 몇달사이 기업들이 설비투자 계획을 보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다 한전도 발주를 지연하고 있어 연말께가서는 어려움이 가시화될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