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백만원을 호가한던 휴대전화가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제품구매를 유인하는 로스리더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 고소득층의 전유물로 간주되어 오던 휴대전화가 계속된 가격파괴 등으로 최근엔 손님을 끌기 위한 미끼상품 또는 타 상품 구입시 덤으로 끼워주는 무료상품으로 취급되고 있다.
휴대전화는 지난해 전국통화 서비스에 힘입어 기본 이동통신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은 데다 각 서비스업체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올해초 가입비를 포함해 1백만원 이하에 판매됐으나 최근엔 유통업체들이 휴대전화를 초가격파괴 상품, 미끼상품으로 앞다퉈 취급하면서 단말기의 값어치가 1백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유통점들이 30만원 안팎의 보급형 휴대전화를 무상으로 제공하더라도 자신의 매장이나 무료제공업체들이 지정하는 대리점에 가입을 전제로 할 경우 서비스 업체로부터 받게 되는 장려금, 지원금, 사용요금에 비례한 일정금액 등으로 단말기 손실 금액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휴대전화 1백원 시대의 문을 연 곳은 가전 양판점인 전자랜드21이다. 전자랜드21은 여름철 휴가시즌을 맞아 지난달 20일부터 부천점에서 실시한 가격파괴전에서 맥슨 디지털 휴대전화 1백대를 1백원에 한정판매하면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뒤이어 지난달 말부턴 이동통신대리점들도 가격파괴에 가세해 정릉, 반포동의 일부 대리점들이 자사가입을 전제로 같은 제품을 1백원 또는 무료로 주고 있다.
이런 추세는 타 유통업계에도 확산돼 지난주부턴 인켈이 50만원 이상의 오디오 제품 구매고객에게 디지털 휴대전화를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를 시작했으며 코오롱정보통신도 복합사무기기 3종을 50만∼90만원대에 할인판매하는 동시에 선착순 구매자 전원에게 코오롱 디지털 휴대전화를 증정하고 있다.
이들 업체뿐만 아니라 건강기구, 레저용품 판매업체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유산소운동기 미모미모를 개발, 판매하고 있는 피코스코리아는 제품 구매고객 전원에게 현대전자 디지털 휴대전화를 증정하며 레저용품 전문업체인 쟈칼은 30만원대 텐트 구매고객에게 퀄컴 디지털 휴대전화 한 대씩을 무상 제공한다.
최근엔 휴대전화 이외에도 상용서비스가 시작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티폰도 무료 증정되고 있는데 삼보컴퓨터와 태광산업이 프린터, 오디오 구매고객에게 20만원 상당의 시티폰을 증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는 선진국에서도 이미 보편화되고 있어 나쁘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휴대전화에 이어 상용화된지 얼마되지 않은 시티폰까지 무상 증정되면서 유상가입 예정자들의 가입의욕을 꺾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