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프린터업계 불붙은 첨단기술 경쟁 (8.끝)

<국산화 현황과 전망>

「첨단기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올들어 국내 프린터 업체들은 사진 보다 생생한 고선명 프린팅기술이나 초고속 인쇄기능, 네트웍과 인터넷을 통한 인쇄와 정비기능,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첨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으로는 수출은 물론 내수시장에서도 발을 붙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프린터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 큐닉스컴퓨터 등 20여개 업체가 넘는다. 이들은 대부분 프린터 하드웨어인 엔진은 국내외 업체로부터 OEM으로 공급받고 내장 컨트롤러와 출력제어장치, 구동프로그램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프린터 경쟁력은 프린터 엔진을 어떤 모듈로 탑재했는지에 따라 70~80% 가 좌우된다』고 밝히고 있다.

프린터 엔진이란 케이스와 내부 구조물, 인쇄에 필요한 하드웨어 메카니즘 등으로 구성돼 프린터 생산원가의 60~80%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 프린터 엔진을 생산하려면 디지털 처리기술과 물리적 기구물, 기계장치, 특수잉크 및 토너 제조기술, 잉크분사기술, 용지 흡착기술 등 수십종의 첨단 기술이 필요하나 일본,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프린터 엔진시장에 전격 진출, 미, 일 등 선진국 업체들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서 국산 프린터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수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 잉크젯프린터와 레이저프린터 핵심부품인 엔진과 나머지 부품들을 대부분 국산화하면서 프린터의 국산화를 선도해 가고 있다.

LG전자도 레이저프린터 엔진을 자체 생산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가고 있으며 미국 제록스사와의 합작법인인 GS제록스사를 통해 잉크젯 엔진 핵심기술을 전수받아 OEM 생산중이며 이중 상당물량을 내수시장에도 공급하기 시작해 국내 프린터 시장판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프린터 엔진을 외부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는 중견프린터 업체들은 첨단기술 확보가 더욱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엔진 공급업체에게 원천기술을 의존하고 있는 이들 프린터 전문업체들은 부가기술과 최적화방안, 응용기술, 소비자 작업환경 등을 최대한 활용해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큐닉스컴퓨터, 제일정밀, 엘렉스테크, 태흥물산 등 프린터 업체들은 엔진에 탑재돼 프린터를 구동시키는 컨트롤러와 내장폰트, 지능형 드라이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업체는 외국업체에서 출력해상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을 수입하거나 독자개발해 같은 엔진을 채용했음에도 불구, 인쇄속도와 출력품질, 사용방법 등을 차별화시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HP, 한국텍트로닉스, 롯데캐논, 코리아제록스, 신도리코 등 외산 수입품을 공급하고 있는 외국기업 현지법인과 합작법인들도 한글폰트를 탑재하고 구동드라이버를 한글화시키는 등 국내 실정에 맞는 첨단 제품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린터 개발 및 생산과 관련된 대부분의 핵심기술을 미국,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어 경쟁력있는 첨단제품을 개발하기란 매우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국내 프린터 업체들은 미국, 일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자체 생산한 프린터 엔진을 탑재한 제품을 생산, 가격 및 품질경쟁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세계 프린터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