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전자부품업계 러시아 기술 도입 붐

삼성전자,삼성전기 등 대기업과 국책연구소에 이어 최근들어서는 중견, 중소 전자업체들도 정보통신용 부품 등 신제품 개발을 위해 러시아의 기술이나 기술인력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MW, 에이스테크놀로지, 유유, 대아리드선, 서통, 삼양무선공업, 에스원 등 신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중인 부품업체들은 최근 러시아의 첨단기술을 도입하거나 기술인력을 유치,신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최근 선진국들이 첨단기술의 해외이전을 꺼리는데 비해 러시아는 최근의 경제난 타개를 위해 과학자나 첨단기술의 해외수출에 보다 개방적이어서 기술도입 및 기술인력 유치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기술이 기초기술 및 첨단기술 부문에서 매우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 있으면서도 도입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중소전자업체들이 더욱 선호하고 있고 최근에는 벤처업체들까지 이 대열에 가세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동통신 기지국용 수동부품업체인 KMW는 최근 능동부품 사업 강화를 위해 올 초 16명의 러시아 마이크로웨이브 전문인력을 국내에 유치,고전압증폭기(HPA) 등 각종 신제품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안테나 및 이동통신 기지국용 부품업체인 에이스테크놀로지는 러시아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으로 러시아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리드선 전문업체인 대아리드선은 기존 생산방식보다 공정을 대폭 단순화한 동복강선 생산기술 및 관련설비를 도입하기 위해 러시아의 모 연구소와 협의중이다.

릴레이업체인 유유도 러시아의 기술을 활용해 백색가전용 브러시리스 DC모터(BLDC)를 개발,이 시장에 진출했고 전지업체인 서통도 의료기기 사업진출을 위해 지난해 러시아의 한 연구소를 10만달러에 인수하고 올 상반기에 홍채진단기를 개발,출시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심전도측정기를 출시하는 등 이 연구소를 각종 의료기기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선박용 전자장비업체인 삼양무선공업은 지난 95년부터 해양 전자기술이 우수한 러시아의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뭇손그룹 계열회사의 엔지니어 20명 정도를 국내에 유치,각종 선박항해 통신장비 및 해난구난안전장비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또한 RF부품을 생산하는 한새전자기기도 최근 평판안테나를 개발하면서 러시아 방송국의 기술자문을 받고 있고 시스템경비업체인 에스원도 오는 9월경 러시아의 연구인력을 국내에 초빙,보안소프트웨어 연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유망정보통신기업협회(PICCA)는 협회차원에서 공동으로 러시아 등 해외 엔지니어를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은 삼성전기가 94년부터 96년 사이에 두차례 걸쳐,러시아의 기술을 도입,표면탄성파(SAW)필터 개발에 활용했으며 삼성전자가 레이저다이오드(LD)개발을 위해 러시아 기술을 도입하는 등 러시아 기술이용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한편 러시아의 기술을 도입하려는 중소 중견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러시아의 기술을 국내에 알선하는 한러하이텍센터라는 전문업체도 탄생,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