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8월. 95년 8월에 케이블TV 홈쇼핑이 방송을 시작한지 2년이 됐다. 「안방쇼핑」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다소 낯설게 시작했던 TV홈쇼핑은 이제 통신판매의 대명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케이블TV 현재 가입자가 2백만가구를 넘어서면서 시장규모도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2년동안 성장한 홈쇼핑TV의 현황에 앞으로 변화를 3회에 걸쳐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어느 부류의 사람들이 TV홈쇼핑을 가장 많이 이용할까. 시청자들이 많이 구입하는 상품은 어떤 상품이며 어느 때 가장 많이 구입하는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케이블TV 채널중에 TV홈쇼핑 채널을 빼놓을 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청자가 소비자가 되는 상업방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케이블TV 홈쇼핑채널은 방송시작부터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금껏 없었던 TV쇼핑이라는 새로운 판매방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쇼핑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개국당시 국내에서는 다소 서먹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이용자수나 관심도에서 TV홈쇼핑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 규모가 통신판매 시장의 10%를 차지하는 연간 6백억원에 이르는 것이 이를 반증해준다.
그렇다면 TV홈쇼핑의 이용자는 주로 어떤 부류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30대 가정주부층이 주고객이다. 홈쇼핑텔레비전(채널39)과 LG홈쇼핑(채널45)의 올 7월말까지 지난 1년동안 전체 이용자를 보면 여성이 절반을 웃도는 53.3%, 남성이 46.7%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여성의 70%이상이 30∼40대 전업주부이다. 케이블TV 시청이 주로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46.7%에 해당하는 남성이용도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주부들이 남편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실질적으로 소비자는 주부층이라고 할 수 있다.
홈쇼핑TV의 이용현황을 요일, 시간대별로 구분해 봐도 주부의 이용이 많음을 잘 알 수 있다. 월요일 판매가 일주일중 가장 많은 24.71%를 차지하고 있다.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낸후 주부들이 월요일을 이용해 TV를 시청하며 여유있게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또 시간대별 판매현황도 주부들의 일일 라이프사이클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즉, 주부들이 가정에 남아 혼자 TV를 시청하는 시간대인 오전 10시∼12시 사이에 주문건수가 하루전체의 25.39%를 차지하고 있다. 또 점심식사 시간이 지난 오후 2시경이 11.3%로 하루중 가장 높은 구매율을 나타냈다.
지역별 분석도 볼만하다. 홈쇼핑TV를 이용해 상품을 많이 사는 지역은 서울로 전체 이용자의 절반이 넘는 55.0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부산(8.17%), 인천(4.98%), 대구(4.72%), 광주(4.09%), 대전(4.0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는 강남, 서초, 마포, 양천구 등 아파트 밀집지역의 주문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케이블TV 가입자가 많은 지역으로 중산층 가구들이 밀집한 지역과 일치하는 것이다.
홈쇼핑TV 두회사가 강남지역에 초점을 맞춰 전시판매장을 개설한 것도 이에 따른 마케팅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종합해 볼때 TV홈쇼핑 시장의 중심권은 30∼40대 주부층으로 월요일 오전10시∼12시와 오후 2시경에 집중되어 있다. 또 서울지역 아파트 밀집지구의 중산층이 타켓으로 부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TV홈쇼핑이 주소비계층인 주부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시장확대의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초기 구매층과 비교해 볼때 남성고객층의 비율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향후 제품의 다양화와 함께 남성 구매용품 중심의 프로그램 편성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