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DVD플레이보드 수출길 열었다

PC용 DVD(디지털 다기능 디스크)플레이보드의 대량수출 길이 열렸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산전자, 두인전자 등 멀티미디어 보드 생산업체들은 최근 PC용 DVD플레이보드의 대단위 수출계약을 잇달아 성사시키고 있어 시장형성 단계에 있는 세계 DVD보드 시장에서 국산제품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업체는 이미 미국, 일본, 중국 등지의 대규모 유통상들을 통해 제품 초기물량을 선적한 상태이며 DVD 영상타이틀이 일제히 출시될 4.4분기부터는 수출물량이 초기 수출량의 3~5배 이상으로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보드산업계에 탈출구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산전자(대표 오봉환)는 돌비 인증절차를 마친 직후 일본 소프트뱅크사와 DVD플레이보드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이미 1차분으로 1백50만 달러 규모의 제품을 선적한 상태이며 매달 1백만 달러 규모의 제품을 추가로 공급, 연말까지 총 6백만 달러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산은 또 핀란드 GPM일렉트로닉사와도 수출공급계약을 맺고 매달 20만 달러씩 연간 2백40만 달러 규모의 DVD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가산은 이밖에 미국의 유력 PC업체와도 DVD보드 공급량과 가격 등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출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두인전자(대표 김광수)도 미국내 자회사인 엘레시드(E4)를 통해 미국 10대 PC메이커중 하나인 마이크론사와 최근 DVD플레이보드 「쿨DVD」 수출계약을 체결, 초기물량으로 2천5백대를 납품할 예정이며 연말까지 공급물량을 더욱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두인은 또 중국 CSN사 등 대형 유통사와도 DVD플레이보드 「DVD비전」과 영상보드인 「미디어캠프」 등에 대한 수출 상담을 진행중인데 8월초 돌비 인증이 완료되면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나 하반기에만 최소 1천만 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처기업과 대기업이 공조체제를 구축, 화제가 되고 있는 디지탈로직(대표 최인철)과 아남반도체기술(대표 김무), 지니어스네트(대표 김상대) 컨소시엄은 최근 미국 크로매틱스사의 엠팩트칩세트를 탑재한 DVD플레이보드 개발에 성공, 미주, 유럽 지역의 대규모 PC, 유통업체들과 제품수출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은 3.4분기중 DVD플레이보드에 3D기능과 캡처기능 등을 통합한 후속제품 2~3개를 추가로 발표, 수출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산 DVD보드 수출이 이처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미국, 일본의 세계적인 멀티보드업체들이 DVD보드 시제품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가산전자가 세계에서 3번째로 까다로운 돌비 인증을 획득했고 두인전자도 이달 초 인증획득을 앞두고 있는 등 국내 DVD보드의 기술력이 세계 정상급 수준임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업체는 DVD용 영상타이틀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4.4분기까지 돌비인증을 포함한 DVD인증을 모두 마칠 수 있는 업체는 미국, 일본 기업을 포함해도 10여개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당분간 국산품이 세계 PC용 DVD플레이보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보드업체들이 올초부터 돌비인증 지연에 따라 수출에 차질을 빚었지만 DVD인증이 모두 완료됨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국내 멀티업체들이 모처럼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확보한 DVD플레이 보드를 앞세워 황금어장이라 불리는 멀티미디어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