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에서 수입된 디지털 카메라가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올들어 삼성항공, 삼성전자가 자체 모델을 개발하고 디지털 카메라시장에 가세함으로써 국내시장에도 본격적인 디지털 카메라 대중화시대가 열리고 있다.
「필름없는 카메라」로 집약되는 디지털 카메라는 단순히 카메라로서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과 전자영상 기술이 결합된 멀티미디어기기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멀티미디어기기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산업을 총 4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지난 81년 소니는 「마비카(MAVICA)」라는 이름의 디지털 스틸카메라를 발표,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제품은 동영상을 테이프에 저장하는 캠코더와는 달리 정지된 영상을 자기디스크에 저장하여 PC와 전화선을 이용해 사진을 전송하는 시스템으로 실제로 84년 LA올림픽기간중에 시범적으로 활용되면서 전자 카메라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러나 마비카 시스템은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한계와 함께 그 당시만 해도 PC와 프린터가 일반인들은 엄두조차 내기 어려울 정도로 고가였기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한 채 특수용도로 사용되는 데 그치고 만다.
그러나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메모리 및 PC의 고성능, 저가격화가 연쇄반응을 일으킨 데 힘입어 세계적인 필름업체인 미국의 이스트만 코닥, 일본의 후지사진필름이 지난 91년에 각각 DCS3와 DS-100을 발표함으로써 디지털 카메라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와 함께 이미지 압축방식의 표준화가 추진되었으며 일본전자공업진흥회(JEIDA)와 미국 PCMCIA에서 메모리 카드의 규격을 표준화하는등 PC에서의 이미지 처리환경이 하나둘씩 정비되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일본과 미국의 카메라업체들은 디지털 카메라를 발표했다.
하지만 90년대 초반에 나온 디지털 카메라도 기존 35㎜카메라에서 필름부착부위를 떼고 대신 CCD수광장치를 장착, 외관상으로 보기엔 기존 카메라 와 다를바 없었으며 수요처도 사진기자, 전문가용 등 특수분야로 한정되었다. 1백30∼1백50만화소급 해상도에 대당 2천만∼3천만원 안팎을 호가했던 니콘의 NC-2000, 코닥의 DCS-420, 니콘의 E2시리즈 등은 디지털 카메라시대를 열었던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또 대당 3천만원 이상의 가격에 6백만화소급 이상의 해상도를 구현할 수있는 스튜디오용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한 것도 이 무렵이다.
실제로 디지털 카메라 대중화에 극적인 계기가 만들어진 것은 일본의 카시오사가 지난 95년 봄 QV-10을 발표하면서부터. 25만화소급 해상도에 1.8인치 액정모니터를 채용한 QV-10A는 6만5천엔(한화 50만원)에 출시되어 날개돋친 듯이 판매되었다.
△필름이 필요없다 △카메라에 눈을 대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 △촬영한 이미지를 액정모니터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PC 및 프린터와 연결해서 수정, 편집을 하거나 인쇄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과 함께 저렴한 가격은 PC 맛을 본 일본의 청, 장년층에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이었다.
이후 카시오의 히트에 자극을 받아 일본에서는 후지필름, 치논, 올림푸스, 캐논, 리코, 니콘 등 카메라 및 필름업체와 소니, 샤프, 마쓰시타, NEC, 엡슨 등 가전, 컴퓨터 주변기기업체 등이 , 전자업체 등이 앞다퉈 이 시장에 참여했으며 미국에서는 코닥과 애플컴퓨터도 본격적으로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시장에 진출했다. 또 한국에선 올 6월 삼성항공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를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가세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20여개 업체가 디지털 카메라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시장쟁탈전에 돌입하는 대중화 시대를 열고 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