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던 전자의료기기의 전자파내성(EMS) 기준 적용시기가 2000년 1월 1일로 연기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5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98년 1월 1일부터 호흡보조기, 신장투석기 등 인체 장기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기와 인큐베이터에 대해 EMS 기준을 적용하고 2000년부터 모든 전자의료기기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던 EMS 기준을 2000년으로 일괄 연기하기로 했다. 전자파장해(EMI)는 예정대로 98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이처럼 정통부가 EMS 기준 적용시기를 연기한 것은 보건복지부와 전자산업진흥회 등 관련업계가 고시 정정요청 및 건의서를 통해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전혀 EMS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해당 품목의 경우 법대로라면 내년부터 판매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돼 큰 혼란이 예상되므로 실시시기를 2000년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건의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 업체당 최소 3, 4개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96년 10월 고시 후 1년여 동안 기준을 충족시키기에는 시간이나 자금, 인력이 태부족한 데다 현재 EMS 기준을 채택한 곳은 EU가 유일하고 미국과 일본도 2000년께에나 EMS 기준을 실시할 예정인 데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에 앞서 98년부터 EMS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자칫 제조업체의 부담만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유럽이 병원용과 가정용을 구분하지 않는 「IEC 601-1-2」 규격을 채택했고 미국(FDA EMC 가이드라인)과 일본(VCCI 자주규격)도 이를 따를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 우리나라의 경우 가정용과 병원용 의료기기를 구분한 적용기준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무역분쟁의 소지는 여전히 남게 됐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0월에 98년 1월 1일부터 호흡보조기 등 인체 장기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기기와 인큐베이터 등에 대해 EMI, EMS 기준을 각각 적용하고 99년부터는 방사선 진단장치 및 전기수술기 등을, 2000년부터는 모든 전자의료기기로 확대 시행한다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EMI 기준을 발표한 바 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