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보편적으로 응용돼온 다층기판(MLB)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제조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빌드업(Buildup)PCB」가 조만간 국내서도 본격 양산될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연구소 차원에서 빌드업PCB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시장동향파악 등을 물밑 진행해온 삼성전기, 대덕전자, LG전자, 코리아써키트 등 선발 MLB업체들이 최근 레이저드릴 등 관련 설비를 도입하고 본격적으로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빌드업PCB는 레이저, 플라즈마 등을 광원을 이용해 한층 한층씩 0.1파이급의 초미세홀을 형성,마치 벽돌쌓듯 기판을 쌓아올리는 새로운 개념의 MLB 제조기술로 공정이 까다롭고 가격이 비싼게 흠이지만 부품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크기와 무게가 개발의 관건인 초소형 이동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적용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미국 ESI社로부터 레이저드릴을 도입하고 별도 프로젝트팀을 구성,업계에선 처음으로 빌드업PCB 양산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은 관련 기술확보 및 시험가동을 거쳐 조만간 CDM휴대폰용 메인기판에 첫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키로 했으며 추가로 2대의 설비도입을 추진중이다.
그동안 연구소를 중심으로 빌드업 PCB기술확보를 전개해온 대덕전자 역시 최근 일본 스미토모로부터 레이저드릴을 도입해 본격 양산을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현재 공급중인 일본 PHS단말기 등 초박형 이동통신기기용이나 전략사업으로 추진중인 BGA기판 등에 빌드업 프로세스를 우선 적용키로 하고 추가투자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최근 BGA기판 전용라인을 구축하고 관계사의 CDMA단말기용 메인기판 양산을 추진중인 LG전자가 연구소쪽의 강한 요구속에서 빌드업PCB 관련 설비투자를 막후 검토중인 것을 비롯,코리아써키트 등 일부 선발PCB업체들도 투자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일반화된 PCB 제조기술로는 이동통신단말기를 중심으로 갈수록 초박형 및 초소형화하고 있는 응용세트의 요구사양을 따라잡기 어려운데다,총체적 가격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MLB시장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차세대 빌드업PCB 양산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90년대 초반 IBM 등 미국, 일본에서 도입되기 시작,서브노트북, 팜톱 등 휴대형PC,캠코더, 디지털카메라, CDMA휴대폰, PCS등 각종 경박단소형 휴대형단말기로 응용분야가 확산돼온 빌드업PCB는 현재 약 10여종의 관련 기술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는 레이저드릴을 이용한 공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