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과 코오롱상사가 주도, 지난 95년부터 추진해 오던 약 1천만달러 규모의 대스리랑카 대외경제협력기금9EDCF) 사업이 공개입찰로 전환됨에 따라 대다수의 국내 전자의료기기 업체가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등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최근 한국업체를 대상으로 초음파 영상진단기, X선 촬영장치 등 총 24개 품목 약 7천대의 의료기기에 대한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9일 5일까지 참가신청을 받아 늦어도 9월중 입찰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애초 이 사업을 발굴, 초창기부터 추진해 왔던 메디슨과 코오롱상사는 물론 제품사양만 맞출 수 있다면 어떤 업체라도 참가할 수 있게 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처럼 업계 최초의 EDCF사업이 공개입찰로 전환된 배경은 메디슨과 코오롱상사의 지나친 경쟁이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메디슨과 코오롱상사는 스리랑카 EDCF 공급권의 기득권을 주장하며 스리랑카 정부와 개별접촉을 벌인 결과 수차례에 걸친 리스트 변경 등을 거치며 사업자체가 지연되는 등 혼탁양상을 보여왔다.
EDCF는 통상 사업을 발굴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데다 우리나라에서 수출입은행을 통해 메디슨과 코오롱상사를 적격업체로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이례적으로 공개입찰로 전환된 것은 일단 메디슨과 코오롱상사는 물론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금액은 한정돼 있으나 낙찰을 위해서는 가격을 낮게 써낼 수밖에 없어 장비는 훨씬 많이 들어가는 데 비해 마진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의료기기산업 기반이 넓지 않음에도 불구, 많은 업체가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다 보면 동일한 회사의 제품을 가지고 여러 업체가 동시에 입찰에 참여하는 국제적 망신을 당할 우려가 있고 품질의 신뢰성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지 못한 장비가 낙찰돼 향후 EDCF사업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밖에 95년 초 메디슨, 세인전자, 중외메디칼 등 8개 의료기기 업체들은 스리랑카 EDCF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주관사로 메디슨을 선정해 각종 협상, 장비리스트 선정, 물량배분 등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 바 있음에도 지금 이들 업체의 협력체제가 와해된 것은 의료기기 업계로 볼 때 가장 큰 손실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EDCF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첫 사업의 성패여부가 향후 EDCF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제하고 『지금까지 혼탁한 양상을 보여왔던 것은 접어 두고 EDCF를 통한 의료기기 첫 수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메디슨과 코오롱상사는 사전 조정작업을 거쳐 공정하고 무리없는 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