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인터넷 전자상거래 대비하자

컴퓨터 마니아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인터넷이 정보 사냥터에서 전자상거래 영역으로까지 그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의 경우 관세마저 없애야 한다는 안이 제기될 정도로 그 지지율이 높다. 만약 이 무관세안이 실현된다면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클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보화 후진국들이 정보화 선진국에 예속될 수밖에 없는 신 식민지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근대산업사회에서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와 소비시장, 교통 요충지 등을 확보하기 위한 열강들의 식민지 개척 경쟁이 활발했었다. 현대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새롭게 발전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정보사회가 이루어졌고 이데올로기체제의 종식에 따라 국가간에는 개방화된 무역체계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또 다른 무역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정보화 선진국들에서 전자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편리함도 있겠지만 국민 개개인의 의식이 이미 통신판매 등에 익숙해진 문화적 배경도 중요하게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개방적이고 자율적인 사회구조 또한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의 소식에 의하면 전세계 신용카드 사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VISA와 마스터 양대 신용카드 회사들은 전자결제에 필요한 표준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전자화폐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전세계 곳곳에서 날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이의 사용이 곧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전자상거래용 인터넷 사이트도 이같은 현실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전자상거래 관련 인터넷 사이트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통한 상거래 관행이 정착되는 시점이면 값싸고 질 좋은 상품정보를 가장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자만이 살아 남게 될 것이다. 후진국에서 흔히 있었던 애국심에 호소해 저질의 자국산 제품을 고가에 강요하던 상황은 일순간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지금도 인터넷 정보사냥에 익숙한 마니아들은 도서관이나 서점을 어슬렁거리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이 전자상거래 분야에 없으리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찾기 위하여 미국의 시어스, 영국의 해롯, 일본의 미쓰코시 백화점 사이트를 기웃거릴 것이고 구입한 제품들이 세계 유수의 택배 서비스회사를 통해 즉시 배달될 것이다. 이렇듯이 향후에 전자상거래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고, 전자화폐나 신용카드만이 결제수단으로 통일되며 전자상거래 관련 정보들을 정보화 강대국들이 독점하게 된다면 결국 강대국은 더욱 강해지고 이에 비해 열등한 국가들은 강대국에 예속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이에 대한 우리들의 대비는 얼마나 되었는가? 우리는 산업화 추구라는 명목으로 눈에 보이는 것만을 추구해왔던 구시대의 잣대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정보사회를 구현하는 데에도 이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세계화에 적합한 콘텐트를 준비할 분야부터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의 국산품 판매, 기초기술 개발, 정보화 관련 제도적인 관계 법령 준비 등 제분야에서 정보화 강대국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게을리하고 개방화에 뒤떨어진다면 구한말 대원군의 쇄국정책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인터넷 정보화 시대에 제2, 제3의 대원군들이 양산되어서는 안되겠다.

<박지호 세광데이타테크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