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에 이어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을 실시하기 위한 주요 방송국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디지털 신호처리장치를 자체에 내장한 디지털TV 시스템이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는 최근 디지털 신호처리 장치(DSP;Digital Signal Processor)를 내장한 디지털 TV시스템의 개발을 마무리하고 이를 일본의 TV업체들에 제안했다.
미 TI사가 제안한 이 디지털TV는 기존의 전용 IC(집적회로)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모두 사용해 성능이 우수하고 각종 방송방식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특히 기존 장치들과 달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프로세서의 기능을 바꿀 수 있도록 자체에 프로그래머블(Programmable) DSP를 채택, 어느 방식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발표된 디지털TV 방송규격은 총 18개로 이 가운데 마이크로 프로세서, MPEG2 회로를 내장한 IC, 통신 및 MPEG2 등 여러 기능을 지닌 미디어 프로세서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상태다.
TI측은 이같은 여러 디지털TV 기술 중 자사가 제안한 프로그래머블 DSP가 가장 우수하며 실용적인 방송규격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프로그래머블 DSP의 경우 펜티엄 등의 마이크로프로세서(MPU)에 비해 범용성은 낮으나 디지털 신호처리측면에서는 MPU보다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TI측은 또한 MPU를 사용할 때보다 비용은 1백달러 정도 낮은 반면 성능은 그 10배 정도를 꾀할 수 있어 품질 측면에서도 손색이 없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자신감을 토대로 TI사는 이 프로그래머블 DSP가 자사에 새로운 이익을 창출해 주는 효자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등장할 지상파 디지털 TV는 새로 개발되는 DSP의 최대 수요처가 될 것이며 판매경쟁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프로그래머블 DSP를 통한 TI의 이번 시장 참여로 프로세서 내장형 디지털TV를 둘러싼 반도체업체들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I가 최근 디지털 TV규격을 제안한 일본을 비롯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미디어 프로세서를 제안한 도시바와 마이콤 분야에 역점을 둔 일본계 메이커들과의 접전이 한층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이 본격적으로 개막되기 전까지는 어느 편도 승산을 확신할 수 없어 최종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한편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은 오는 98년 7월부터 영국의 민간방송 감독 기관인 ITC가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며 미국은 오는 98년 말, 일본은 오는 2000년을 방송개시 일정으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