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광장] 공포물로 무더위 잊자

『공포물로 무더위를 잊자』

열대야 현상으로 잠못 이루는 여름밤. 더위를 말끔히 잊게 해 줄 공포 어드벤처물 2편이 출시돼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진영테크놀러지가 제작한 「모비드」와 하이콤이 출시한 「마녀들의 밤」이 바로 그것.

예전에 발매됐던 공포물들이 비정상적인 스토리와 잔인한 살육장면으로 일관했던데 반해 두 작품은 탄탄한 시나리오와 그래픽, 음향을 통해 게이머로 하여금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게 특징이다.

진영테크놀러지가 국내 최초로 제작한 공포 어드벤처물인 「모비드」는 문화체육부로부터 6월의 우수게임으로 선정될 정도로 톡특한 스토리전개와 그래픽이 단연 돋보이는 게임이다.

이 작품은 물에 빠져 죽은 친구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정신분열증에 걸린 주인공이 자신의 고등학교 생물실에서 여러가지 환상적인 체험을 하는 것을 주된 스토리로 담고있다.

모비드는 공포 어드벤처 게임답게 분위기 자체가 어둡고 칙칙한데다 배경음악 또한 게이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게임은 무분별한 살육과 두려운 괴물이 등장하는 3류 공포물과는 분명히 차원이 다르다. 그것은 바로 죽은 친구와의 우정과 비현실적인 자아의 극복이라는 건전한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모비드는 인터랙티브 무비 형식을 취하고 있어 마친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게임 전체가 3D동영상으로 이뤄져 있어 게이머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래픽으로 실시간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이 게임의 매력인 셈이다.

이 게임은 둠과 같은 1인칭 시점으로 3차원 공간을 여기저기 다니며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이 게임은 또 편리한 인터페이스가 특징인데 퍼즐을 푼다거나 그외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동작을 마우스 하나로 조작이 가능하다.

주인공은 생물실과 학교를 빠져나오기 위해 여러가지 퍼즐을 풀어야 하는데 쉽지만 흥미로운 퍼즐이 게임의 재미를 더해준다.

하이콤이 공급하는 「마녀들의 밤」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본격 사운드 노벨게임으로 게이머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사운드 노벨은 드래곤퀘스트로 유명한 춘소프트에서 만든 새로운 장르.

이 게임은 각 분기에 따라 무려 35가지의 각각 다른 시나리오와 엔딩을 제공한다. 따라서 게이머는 플레이할 때마다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공포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 작품은 일본 빅터인터랙티브사가 제작했으나 음성과 자막이 완전한글화돼 있어 원작의 전율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공포소설의 줄거리에 갑자기 터지는 비명소리와 으시시한 음악, 섬짓한 배경화면이 더해져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스테레오 사운드 카드를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이 게임의 큰 줄거리는 35가지이지만 작은 이벤트나 대사가 바뀌는 것까지 합하면 그 이상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경험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주인공이 어떤 낯선 여자로부터 살려달라는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그 후 주인공은 그 여자가 살해당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그녀가 자신의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고 경악하게 된다. 그녀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그녀가 선생님으로 근무하던 산골 마을의 학교로 찾아가는데 그곳이 바로 마녀의 숲으로 괴기스러운 일들이 가득찬 곳이다.

이 게임은 조작법이 간단해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