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메가 셀 확보 경쟁 본격화

반도체 설계 작업시 보다 빠른 프로그래밍을 지원하는 각종 메가 셀(Mega Cell)의 확보가 주문형반도체(ASIC), 마이크로컨트롤러, 임베디드 메모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전체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설계 분야의 각종 기술들이 점차 복잡 다양해져감에 따라 DSP나 PCI 등과 같은 표준형 기능 블럭들을 하나의 배치 프로그램 형태로 지원하는 메가 셀의 개발 및 확보가 전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의 하나로 인식되면서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간의 메가 셀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이미 도시바와 미국 일렉트로닉스 컴포넌트 등 10여개 업체가 CPU 코어, 메모리, 입출력 로직 등의 분야에서 각사가 개발한 각종 코어 로직 셀들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버추얼 소킷 인터페이스 얼라이언스(VSIA)」라는 이름의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등 다양한 셀 라이브러리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 현대, LG 등 국내 소자업체 및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들 또한 자사가 보유한 메가 셀 라이브러리의 목록을 공개, 반도체 설계 수행 능력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보다 많은 메가 셀의 개발 및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메가 셀 기술 개발 열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집적회로 배치 설계 관련 메가 셀 프로그램의 국내 등록 건수가 전년동기 대비 64.7%가 증가한 5백77건에 달하며 이중 국내 업체에 의해 등록된 건수는 3백1건으로 전체의 54%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 각사가 보유한 메가 셀에 대한 전체적인 자료 검색 및 상호 공유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아 중복 개발에 따른 경쟁력 손실이 우려되면서 국내 셀 라이브러리 보유 업체들간의 공동 DB 구축 및 컨소시엄 구성이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박창일 I&C테크놀로지 사장은 『국내 반도체 설계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현재 국내 업체들에 의해 제공되는 각종 셀 라이브러리의 자료 통합 및 기술 공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제 반도체 설계 사업은 곧 셀 라이브러리 사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