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CS의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휴대전화 및 무선호출사업자들이 갖가지 방법을 동원, 자사 대리점의 이탈방지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서울이동통신, 나래이동통신은 최근 자사 대리점에 공문을 보내 「PCS 겸업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는가 하면 PCS 취급 대리점을 대상으로 사전 예고없이 수탁관리 업무용 전산망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리거나 각종 장려금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
각 이동통신 대리점은 이에 반발, 정부에 진정서를 내고 기존 사업자와의 계약파기 불사를 선언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 양측의 입장과 향후 해결방안에 대해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엮어본다.
<편집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
SK텔레콤, 나래이동통신, 서울이동통신 등 휴대전화 및 무선호출사업자들은 최근 상용서비스를 앞둔 PCS사업자들에 대해 이같은 심정을 갖고 있다.
이들 사업자는 이동통신 유통이 전무한 지난 92년부터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수년간 쌓아온 이동통신 대리점의 노하우를 손쉽게 빼앗아가고 있는 PCS사업자야말로 가장 얄미운 경쟁사업자로 여기고 있다.
현재 휴대전화 및 무선호출사업자의 대리점 가운데 20% 정도가 PCS 가입서비스를 대행하기로 하고 PCS사업자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써 이들 대리점은 휴대전화와 PCS단말기 판매는 물론 각 서비스 가입업무를 대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4일 만에 각 PCS 예약가입자가 4만명씩 몰릴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PCS 영업에 치중할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휴대전화 및 무선호출사업자로서의 고민이다.
그동안 자사 대리점에 전속계약을 맺고 장려금 보조와 광고 및 홍보대행 등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면서 PCS사업자와 일대 결전을 준비하고 있는 터에 일부 대리점이 오히려 경쟁업체의 제품을 취급하는 것은 상도의 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대리점의 경우 자사의 입간판을 떼어버리고 대신 PCS사업자의 대리점임을 나타내는 간판과 대형 현수막을 세우는 등 자사 대리점 업무를 거의 포기하고 있어 휴대전화 및 무선호출사업자들의 이들 대리점에 대한 감정은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 휴대전화 및 무선호출사업자는 이에 따라 「본사와 협의없이 다른 전기통신사업자와 대리점계약을 맺거나 거래를 할 경우 대리점 해지사유가 된다」 내용의 대리점 계약서 내용을 들어 이들 대리점에 대한 갖가지 압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PCS 영업을 하는 대리점을 대상으로 우선 단말기 공급량를 대폭 줄이고 단말기 판매 및 가입대행 실적에 따라 차등지급하던 각종 장려금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서울이동통신, 나래이동통신 등은 아예 수탁업무용 전산망을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강경대응 조치까지 취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동통신 대리점 개설은 철저한 상권분석과 자금투자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PCS사업자들이 이같은 노력없이 기존 유통망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휴대전화 및 무선호출사업자의 속앓이는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서비스의 주도권이 고품질 통화와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특징지워지는 PCS로 옮겨가면서 휴대전화의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탈은 이동통신 대리점 이외에 그동안 PCS 취급을 고려하던 대리점들마저 흔들리고 있어 휴대전화사업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자사 대리점에 가하고 있는 다양한 압력행사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라는 의견까지 제기되면서 관계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하지만 갖은 방법으로 자사 대리점의 이탈을 막고 버텨보겠다는 것이 서비스사업자들의 입장이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