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인도와 "엘도라도" 환상

『엘도라도』 아마존 강변 어느곳엔가 있으리라 상상되는 황금으로 이루어진 왕국이다. 근대의 중상정책이 물질만능의 자본주의를 잉태시키면서 한탕에 벼락부자로 탈바꿈하려는 환상가들에게 엘도라도는 영원한 이상형이었다.

「Rao」 정부가 개방의 물꼬를 튼 1990년부터 인도는 외국인들에게 아마도 현존하는 엘도라도로 여겨졌을 것이다. 문명의 발상지로서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진 인도가 빈곤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투자의 유혹을 던질 때, 외국인들은 1인당 1달러만 팔더라도 10억의 인구에 10억달러라는 단순한 산술만을 염두에 두고 무작정 진출을 모색했을 것이다.

인도인의 GNP는 96년 기준으로 3백60달러 수준이나 물품 구매력은 이를 훨씬 상회한다고 한다. 인도인은 상위 10%를 상류층으로 중위 20%는 중산층으로 하위 70%는 빈민층으로 분류한다. 상류층 인구의 10%인 약 1천만명은 선진국 수준의 구매력을 보유한 계층으로 평가되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고 셀룰라 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잠재 고객으로 분류되며 나머지 상류층인 약 9천만명은 가전제품에 대한 구매력을 보유하고 유선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계층으로 분류된다. 인도에는 중산층이 뚜렸하지 않으나 약 20%인 2억명을 중산계층으로 부를 수 있다.

이들은 시장 개방하에 최근에 새롭게 부상되는 계층으로 교육혜택을 입어 영어를 구사할 수 있고 지적 개발을 통해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려는 세력으로 인도 경제력이 성장하는 2천년 이후에는 무서운 구매계층으로 성장하리라 예상한다. 이러한 분석하에 인도에는 외국인 진출이 활발하다. 최근 3년 사이에 5개의 외국 자동차 회사들이 인도에 진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고 외국 주요 가전회사들의 현지 진출 러시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콘슈머 제품에 비해 투자비 회수기간이 긴 전력이나 도로, 통신 등 인프라 분야까지도 투자러시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인도에 진출했던 일부 회사들은 철수를 고려중이라 한다. 아직도 까다로운 인도정부의 규제와 인도측 파트너의 자금력 부재로 인한 갈등, 시장경색에 의한 성장률 둔화로 손익분기점을 예측할 수 없어 급기야 철수하려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인도는 더 이상 엘도라도가 아니라 황금을 삼키는 악마라 여겨질 것이다.

만약 비즈니스 세계에 엘도라도가 존재한다면 선진국들은 우리를 위해 그 일부라도 남기려하겠는가? 인도시장이 더 이상 엘도라도가 아니라면 포기해야만 하는가. 조그만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외에 눈길을 던지고 있는 우리 기업인들이 심사숙고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재(한국통신 인도 델리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