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보는 컴퓨터 역사 66] K6

반도체업체인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의 K6는 MMX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프로세서다. K6는 인텔의 펜티엄Ⅱ에 맞먹는 속도에 저렴한 가격으로 인텔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칩으로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

인텔 호환칩을 생산하는 브랜드로 유명한 AMD는 펜티엄급인 K5에서부터 자사의 CPU에 K를 붙이기 시작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K는 크립토나이드의 첫 글자를 따서 붙인 것이다. 크립토나이트는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영화 「슈퍼맨」에서 슈퍼맨의 전지전능한 힘을 무력화시키는 물질.

AMD는 인텔의 칩 생산능력을 슈퍼맨의 그것과 같이 절대적인 힘에 비유하면서 인텔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 AMD의 K칩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제품명에 K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인텔에 대한 AMD의 도전성을 엿볼 수 있는 일화로 인텔 호환칩 생산업체 중에서 반인텔 성향이 가장 강했던 AMD의 의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AMD는 「전자는 인텔에서든 AMD에서든 똑같은 속도를 갖는다」는 유명한 말을 만들어내며 인텔의 칩 디자인 능력에 비해 AMD 역시 손색없는 생산능력을 갖고 있음을 과시하게 된다.

그러나 AMD가 지난 95년 야심작으로 발표했던 펜티엄급의 K5칩은 시장상황의 변화와 성능이 변수로 작용해 인텔에 참담한 패배를 당하는 불행을 맛보아야 했다. 특히 AMD의 신제품발표 때마다 인텔이 가격인하정책을 펴는 바람에 AMD는 어려운 상황을 맞아야 했으며 인텔의 가격정책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다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등장한 것이 AMD의 야심작 K6.

현재까지 K6는 인텔 MMX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프로세서와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제조원가의 하락이 마케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HP나 디지털과 같은 주요 PC제조사가 AMD의 K6칩을 채택하기 시작했으며 아시아권의 군소 PC제조사들도 AMD의 K6칩을 채택하고 있는 추세. 다만 인텔의 규모와 기술력이 AMD에 비해 월등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슈퍼맨의 능력을 저지할 수 있다는 크립토나이드가 얼마만큼 인텔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