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 깊숙이 세균을 침투시킨 후 이를 전염시킴으로써 싸움에서 승리하는 세균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세균전 97」은 이같은 세균전의 원리를 게임에 적용시킨 프로그램이다. 적을 모두 우리편으로 만들어 게임의 승자가 된다는 점은 다른 프로그램들과 다를 바 없지만, 게임과정에서 세균의 전염성이 무기가 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세균전 97」에서는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채색된 동그라미들이 각기 상대편을 자신의 색으로 변화시키고자 노력한다. 사용자가 선택한 색이 빨간색이면 상대편 파란 동그라미들을 모두 빨갛게 만들면 된다.
상대편을 자신의 색으로 바꾸는 비결은 바로 세균의 속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용하는가 하는 점. 자신의 바이러스를 전파시켜 주변을 모두 자신의 색으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이 이들 세균에게 있기 때문이다.
세균을 떨어뜨린 지점에서 볼 때 주위에 있는 적의 동그라미가 몇 개가 되는가가 바로 문제해결의 실마리다. 주변에 적의 동그라미가 많은 지점일수록 전염성은 더욱 커지며 그 과정에서 힘을 키울 수 있다. 적을 전염시키는 것뿐 아니라 적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허점을 노출하지 않는 것도 신경써야 할 부분. 결정적으로 적에게 유리한 공격의 요충지를 몇몇 내주다보면 어느새 우리편 동그라미들의 색이 모두 변해버린다.
빨갛고 파란 동그라미들이 웃으며 전진하는 것도 보기 좋지만 「세균전 97」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한 듯하면서 빠른 진행방식이다. 빠른 시간에 가장 전염성이 강한 지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이다.
다른 게임들에서 흔히 발견되는 폭력성이 전혀 없다는 점도 이 게임의 매력. 총알이나 폭탄, 파괴의 불꽃, 비행기 그 어느것도 이 게임에는 없다. 단지 평평한 그림판 위를 움직이는 동그라미만이 있을 뿐이다.
단, 대결구도 게임의 대부분이 2인용으로 진행되는 것에 반해 「세균전 97」은 1인용 게임으로 운용체계는 도스다.
프로그램은 유진우씨가 천리안에 공개하고 있는데, 이미 1만 3천명이 넘는 통신인들이 다운로드해 사용중이다. 컴퓨터에 설치하고 싶은 사람은 천리안 공개자료실(GO PDS)의 추천자료실(903번)에서 다운로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