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 디지털로 노트북PC의 대량수출에나선 것은 국내 노트북 PC산업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우선 물량면에서 오는 10월부터 LG전자가 디지털로 공급하는 월 평균 2만대는 한달동안 국내에서 판매되는 노트북 PC 전체 물량과 같은 수준으로 국산 노트북 PC 수출 사상 최대규모다.
이에따라 LG전자의 노트북PC 대량 수출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산 노트북 PC 수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LG전자의 노트북 PC 수출은 이같은 물량적인 면보다도 그 내용면에서 더욱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비록 디지탈과 공동개발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세계 최고성능의 노트북 PC를 개발하기 위한 전 과정의 대부분을 LG전자 및 관련 계열사들의 기술진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고성능 노트북 PC 개발의 관건인 초고밀도 기구설계기술에서부터 정밀성형사출기술 등을 자체적으로 해걀했으며 완제품 가격에서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TFT LCD를 비롯 CD롬 드라이브, 다층기판 PCB 등 핵심부품의 대부분을 자체개발해 충당함으로써 국산화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달부터 디지털로 수출되는 고성능 노트북PC의 경우 세계 최초로 XGA급이면서도 두께를 8.5mm의 초박형으로 설계한 14.1인치 대형 TFT LCD를 채용한 것은 물론 14.1인치제품으로는 처음 24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채용하기도 했다. 따라서 CD롬 드라이브를 포함하고서도 제품의 크기가 35mm에 불과하고 무게 또한 2.7kg의 초박형, 초경량을 실현한 획기적인 제품이라는 것.
실제 디지털은 LG전자에서 공급받은 제품을 고급기종의 주력모델로 삼아 6천9백99달러라는 높은 가격으로 전세계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LG전자가 개발, 디지털로 수출하는 제품은 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저가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했던 국산 PC의 이미지를 쇄신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전자의 관계자는 『세계 노트북 PC시장은 고성능제품은 일본, 저가제품은 대만산이 주도해왔다』며 『이번 디지털로 고성능 노트북 PC를 수출함으로써 이같은 등식을 깨는 것은 물론 국산 노트북 PC가 일본산 제품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고 이에따라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긴 셈』이라고 이번 수출의 의의를 평가했다.
국내 컴퓨터수출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쾌거로 평가되고 있는 이번 LG전자의 디지털에 대한 노트북PC 수출은 그동안 취약했던 PC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던 LG전자에게도 새로운 희망과 자신감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기업규모에 걸맞지 않게 유독 PC사업에서 만큼은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IBM과의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의 극단적인 방법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의 근간에는 장기적으로 LG전자의 PC사업이 노트북 PC 중심으로 전개돼야 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 선진기업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라는 전제의 결과가 IBM과의 합작 및 디지털과의 공동개발 제휴의 배경인 셈이다.
따라서 이번 LG전자의 디지털로의 노트북 PC의 대량수출은 LG전자의 PC사업을 회생시키는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며 앞으로 국내 PC시장에서 LG전자의 돌풍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