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하이엔드 업체들이 규모의 영세성에다 판매업자들의 외면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하이엔드 오디오를 제작하는 회사들은 약 30군데에 달했으나 최근 그 숫자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특히 스피커업체들은 많은 수가 망하고 또 신규로 진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앰프를 제작하는 업체들의 경우 과거 20여개 업체 가운데 10여개가 올들어 문을 닫았으며 나머지 업체들도 실제 제품을 개발하는 곳은 일부에 불과한 채 대부분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 하이엔드 오디오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게 된 것은 장기화하고 있는 불황의 여파도 있지만 하이엔드 오디오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국산 제품을 외면해 국내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용산전자상가나 세운상가 등 하이엔드 오디오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기 좋고 판매마진도 국산보다 높은 외산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외산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국산제품을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곳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최대 30% 선에서 판매이윤을 주지만 수입제품들은 마진이 기종과 가격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릴 수 있어 유리하기 때문에 외산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유통상의 문제점 외에도 국내 하이엔드 업체들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성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삼성전자, 태광산업을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이 종업원이 10명 미만으로 영세하다. 국내 하이엔드 업체들 가운데 비교적 규모가 크고 제품 개발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한 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대부분이 영세하며 그중 일부는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자금은 물론 회사 경영에 필요한 기본적 경비도 부족한 상태』라며 『비교적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우리도 하이엔드 오디오 사업으로는 회사운영이 안돼 별도로 다른 업종의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