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勇碩 한국정보공학 사장
얼마 전 미국 대통령 수석자문관이 미국의 「지구촌 전자상거래 기본계획」을 설명하기 위하여 우리나라에 온 적이 있다. 미국은 벌써 인터넷을 이용한 상거래 등 정보통신 부문을 선점하기 위하여 정부, 업계, 민간단체들이 앞장을 서고 있다.
인터넷의 빠른 성장으로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사이버대학, 사이버정치 등 사회, 문화, 정치, 교육 부문에서 변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의 양방향 시스템 지원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지금까지는 수만개의 관련 사이트를 검색해 일일이 각 사이트로 들어가 확인하고 원하는 정보를 입수해야 했다. 앞으로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단방향 정보제공 방식은 정보제공자가 사용자와 함께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양방향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 정부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이 독일 본에서 「인터넷 상거래 자유무역 지대를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했을 때 대표단조차 파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넷시대에 무관심은 바로 도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회의 한번 참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세계의 기술표준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고 기술표준화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개발하고 전략적으로 어떤 컨소시엄에 끼어들어야 하는가를 제대로 알야야 한다. 기술표준을 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한 관련제도의 개선도 문제다. 어린 꿈나무들을 미래에 대비하도록 하기 위한 교욱정보화의 효율적 추진도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우리나라가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이밖에도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인터넷 시대의 경쟁에서 이기고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가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민간업계와 정부가 서로 협력하여 기본전략을 수립하고 그 바탕 위에 정보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가 업계의 동향을 모르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정부의 계획을 업계가 모르고 자사의 전략을 만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인터넷시대의 무역장벽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전세계를 상대하여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정부와 업계가 공감대를 형성하여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과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공중의 목표를 가지고 역할 분담을 하여 손실없이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기술의 발전 추이와 기술표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고 이에 대한 연구와 대비를 하여야 한다. 세계적인 전시회와 세미나에 적극 참여하여 기술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로 인해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비하여 정부는 법과 제도의 정비 및 교육 정보화를 활성화하고 업계는 기술표준을 지원하기 위한 원천기술의 개발과 기술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셋째, 국경없는 전자상거래시대에 대비해 각종 법제도 및 관련된 모든 환경을 발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전자상거래가 정착되려면 네트워크 시스템의 보안문제, 거래하는 당사간의 상호 신분인증 문제, 해커에 대한 처벌, 관세체계의 정비 등 많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관련된 각종 소프트웨어도 개발돼야 하며 네트워크 트래픽을 포함한 제반 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도 따라서 발전하여야 한다.
넷째, 미래의 교육을 위하여 교육정보화를 강화하여야 한다. 현재는 문자정보, 그림정보, 화상정보 및 음성정보를 제공하는 멀티미디어시스템을 지원하고 있으나 여기에 걸맞은 콘텐츠가 전무한 실정이다. 콘텐츠 개발에 정부와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시스템은 단방향에서 양방향으로, 학교에서 가정으로 점차 확대되어 폐쇄적인 교육에서 열린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육정보화 계획이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게 계획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자란 꿈나무들은 간접 경험과 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추고 있으므로 훌륭한 인적자원이 될 것이다.
다섯째,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들의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인터넷 기술 중에서 우리가 외국보다 훨씬 더 나은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하나의 예가 바로 번역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영한, 한영, 일한, 한일 번역 등은 인터넷시대의 언어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특히 한글부문에서는 우리가 최고일 것이다.
우리가 개발할 것은 개발하고 또 나은 기술이 있다면 그것을 가져와 접목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자기 것을 고집하는 것도 좋지만 남의 것을 받아들여 소화하고 아예 우리 것으로 만드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두뇌자원을 제외한 모든 자원이 빈약하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무한시장을 제공하는 것이기에 우리의 두뇌자원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의 일등국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기회는 주어질 때 잡아야 하는 것이다. 아무도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으며 지금과 같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한번 때를 놓쳐버리면 회복이 힘들다.
좀더 긴 안목을 가지자면 통일을 위한 인터넷 활용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의 사고방식을 인터넷에 맞는 패러다임으로 바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