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전문기술인력 양성

오늘날의 기술주도 사회에서 원천기술은 그 나라의 국력과 대외경쟁을 나타내기 때문에 기술도약기에 있는 우리 나라로서는 원천기술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상황이다.

원천기술의 확보에는 인적자원, 물적자원, 의식구조, 시간소요 등의 많은 부분에서 상당한 투자와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기술학력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인적자원을 중심으로 한 전문기술인의 양성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기술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의식전환과 정책지원을 통해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첫째, 기술전문가의 길은 순서가 통해야 한다. 기술발전이 급속하게 전개되는 것은 기술 발전에 필요한 도구가 새롭게 개발되는 것이다. 원천기술을 구성하는 요소기술이나 그 응용분야는 오랜 시간동안에 걸쳐 큰 흐름을 타고 서서히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분야에서 개혁이나 혁신만이 능사가 아니다. 따라서 전문기술영역에서는 결과만으로 평가하는 것보다도 그 진행과정을 인정해 줄 수 있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둘째, 전문기술자는 그 분야에서 이론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수십 년을 실무에 종사를 해야만 가능하다. 몇 년간의 학문적인 간접경험을 통해 석, 박사 학위증을 취득하였거나 또는 몇 과목의 평가를 통해 기술자격증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그 분야의 기술전문가가 된다면 그 분야는 이미 기술전문 분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 나라가 기술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국가 또는 연구소 주도형의 연구과제들을 많이 발굴하여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과제의 발굴, 평가, 선정 등에 있어 해당분야의 기술전문가 위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연구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셋째, 기술교육 측면에서도 기술전문가의 양성에 힘써야 한다. 지금은 대학들이 학교의 경영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문분야를 서로 통합하고, 교과목 개설도 전문성이 빈약한 백화점식 기술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들이 기술전문가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데 있다.

넷째, 기술전문가의 양성에는 사회 전반적인 여건개선도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 신진기술자들이 상위직급으로 점차 진급하게 되면 인건비의 지출이 많아지므로 회사에서는 당장의 지출이 적은 초보기술자들을 더 선호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불가피하게 보여도 이러한 현상은 기술의 서열이나 전문성을 파괴하여 기업이나 국가의 대외 기술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기술전문가들을 보호하고 인정해 주는 정책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섯째, 전문기술자 스스로의 다짐과 구조개선이 필요하다. 전문기술영역은 시간, 능력, 창의력의 싸움터이다. 전문가들은 주어진 분야에서 전문기술자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기술개선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분야에서 기술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경쟁력이 낮아져 자신감과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꾸준한 기술향상을 위해 창의력을 스스로 발휘하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 분야의 기술수준에 대해 많은 정보를 확보하여야 한다. 기술분야에서 정보자료야말로 기술 장인정신을 뒷받침해 주는 자산이다. 어느 기술분야이든지 첨단화된 도구를 사용하여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실용화된 정보통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론적인 토대 위에 세워진 실용적인 기술만이 기술경쟁력을 갖게 된다. 전문기술자의 자리는 이론과 실무가 겸비해야 한다. 이론적인 바탕은 학창시절의 것으로 만족하고 실무위주의 기술에만 치중하게 된다면 기술경쟁력이 약해진다. 따라서 문무가 겸비된 기술력의 확보를 위해 기술자 스스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 나라가 전문기술자의 양성을 통해 원천기술을 많이 보유하여 기술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전문 기술분야에 대한 정책지원, 기술교육, 인센티브 제공 등의 환경개선을 시급히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배명진 숭실대 정보통신공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