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일본, 다채널 겨냥한 TV정보지 열풍

퍼펙TV를 비롯 위성이나 케이블 등 일본내 방송의 다채널화가 고속진전됨에 따라 TV관련 소식들을 전달하는 TV정보지들이 일본열도를 강타하고 있다.

이 TV정보지들은 잡지 시장의 전반적인 매출침체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관련 잡지들과 더불어 매출호조 품목으로 떠오르는 등 잡지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특정 연령대의 남녀를 겨냥, 다양한 잡지들이 창간되는 등 일본 TV정보지 시장은 다채널시대에 걸맞은 다종화경향까지 보이는 상태다.

현재 주간, 격주간, 월간 등의 형태로 일본내에서 발행되는 TV 정보지의 수는 총 16가지.

「주간 TV가이드」 발행업체인 뉴스 통신사가 오는 9월 창간예정으로 있는 월간 「B.L.T」까지 포함하면 TV정보지의 종류는 17개로 늘어나며 채널수의 증가에 따라 이같은 증가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새 정보지의 창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TV정보지들은 매출면에서도 지속적인 상향곡선을 그리면서 관련업계를 자극하고 있다.

일본 출판과학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97년 상반기 일본내 전체 잡지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반면 TV정보지는 전년 동기대비 10.3% 신장된 것으로 집계됐다.

TV정보지가 이처럼 높은 호응을 얻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다채널화에 힘입어 TV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이와 관련, 출판과학연구소는 『방송의 다채널화로 TV 프로그램들이 사람들의 주요 화제거리로 떠오른데다 드라마나 출연연예인, 위성방송용 영화정보 등 다양한 정보지들이 출간돼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내용 측면에서 다양한 시청자들의 연령대와 취향을 세분화, 그에 따른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96년 가을 슈에이사(集英社)가 창간한 「TVKids」는 10,20대 여성들을 주 독자층으로 설정해 인기 남성 연예인 정보를 집중적으로 수록한 결과 TV정보지 시장에서 좋은 판매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오는 9월 창간 예정인 월간 「B.L.T」도 이같은 독자 세분화 전략을 승부수로 던져 15∼25세 전후의 남성들을 주로 공략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잡지들과 달리 스포츠, 음악 프로그램 정보와 여성 연예인 정보를 집중 수록, 젊은 남자들의 감성에 호소한다는 것이 「B.L.T」의 전략으로 전해진다.

일본 방송계는 지난 96년 10월 82개의 채널로 방송을 시작한 퍼펙TV를 선두로 본격적인 다채널 시대로 돌진하고 있다. 97년 말 선보일 통신위성 디지털 방송으로 일본의 방송채널은 무려 3백50개까지도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채널수의 증가만큼 TV 정보지시장도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쏟아지는 채널의 홍수 속에서 TV정보지의 증가 및 다양화는 자명한 귀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