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유선방송-케이블TV 사업자간 채널사용 놓고 대립

중계유선방송사업자단체인 한국유선방송협회가 EBS 위성교육방송을 채널 19번과 20번으로 전송할 것을 확정, 발표하고 대대적인 홍보작업에 나서자 케이블TV업계가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국유선방송협회는 이번 채널문제가 중계유선과 케이블TV간에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제도개선 계기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23일 관계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한국유선방송협회는 25일 개국하는 EBS위성교육방송을 전송하는 산하 회원사업자들에게 19번 및 20번채널을 활용토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리자 한국케이블TV협회를 포함해 종합유선방송국(SO)협의회, 케이블TV경제뉴스채널인 매일경제TV(MBN, 채널 20번)등 케이블TV업계가 이의 시정을 정보통신부에 요청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SO 및 MBN을 비롯한 케이블TV업계는 『중계유선방송이 사용코자 하는 채널 19번과 20번은 케이블TV에 허가된 주파수대역으로 이를 중계유선이 활용하는 것은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이의 시정을 정보통신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EBS위성교육방송 실시와 관련해 중계유선방송사는 「유선방송기술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채널별 주파수대역 범위내에서 중계송신해야 한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한국유선방송협회측에 제시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유선방송협회측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이 EBS위성교육방송을 전송하려는 채널 19, 20번은 유선방송기술기준에 방송용으로 미지정된 대역』이라며 일부 무리를 인정하면서도 『유선방송기술기준에 따를 경우 EBS위성채널송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선방송협회측은 『지난 87년에 마련돼 사문화되다시피한 유선방송기술기준에 관한 규칙을 현시점까지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며 이 기술기준은 사업자간 공정경쟁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이의 재개정 또는 규제철폐를 정부측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채널권 확보문제는 중계유선과 케이블TV의 공정경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인석 중계유선방송협회장은 『2차 NO(전송망사업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상당수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의 전송망이 7백50㎒까지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의 주파수대역을 아직까지도 2백16㎒로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며 기술기준개정문제를 앞으로 공식거론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그는 또 EBS위성교육방송을 채널 19, 20번을 통해 중계서비스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각 사업자의 재량에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시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