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추석극장가에서는 흥행배우로 손꼽히고 있는 남자배우 5인방의 연기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접속>의 한석규,<블랙 잭>의 최민수,<현상수배>의 박중훈,<마리아의 여인숙>의 신현준,<꽃을 든 남자>의 김승우 등 주목받는 남자배우들이 연중 최고의 대목인 추석을맞아 스크린에 총집결한 것.
<은행나무침대>에서 <넘버 3>까지 흥행의 보증수표로 떠오른 한석규는 가을 분위기가 물씬풍기는 멜로물 <접속>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접속>은 헝가리 국립영화학교 출신 장윤현 감독의 극장용 장편영화 데뷔작.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와 짝사랑에 가슴 아파하는여자가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연인이 된다는 설정이 이채로운 영화다.한석규는 이 작품에서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체념한 채 차가운 기계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도시인의 소외감을 표현하는내면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충무로에서 가장 웃긴 배우」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박중훈은 또다시 주특기인 코믹연기로한석규와 자존심을 내건 흥행대결을 벌이게 된다.그는 정흥순감독의 갱스터 영화 <현상수배>(영어 제목 Wanted)에서 액션스타와 피에로의 1인 2역을 맡아 열연한다.
정흥순감독의 <현상수배>는 할리우드 스타를 꿈꾸는 청년 제이가 암흑가 보스 써니와 얼굴이 닮았다는 이유로 웃지못할 소동이 벌어지게 된다는 내용의 폭소탄 영화다. 박중훈 외에 여주인공 레베카린 등 거의 모든 출연진들이 외국인이고, 대사도 영어로 녹음되는 등 본격적으로 국제무대를 겨냥한 작품이다.박중훈은 이 영화에서 잔인한 보스와 어수룩한 청년으로 번갈아 등장하며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인샬라>의 실패로 주춤했던 최민수는 정지영감독의 에로틱영화 <블랙잭>으로 다시한번 우리영화 최고 흥행배우에 도전한다.<블랙잭>은 두 남녀의 지능게임으로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주자는 기획의도로 만들어진 1백% 성인오락영화. 3년만에 메가폰을 잡는 정지영감독이「가장상업적인 영화」를 표방한 작품인 만큼 흥행결과가 주목된다. 최민수는 이 작품에서 간판급 스타 강수연과 호흡을 맞춰 「최강의 커플」이라는 자신감과 함께 과감한 정사장면,자극적인 대사 등으로 관객들을 시선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신현준은 선우완 감독의 <마리아의 여인숙>으로 스타성을 시험받게 된다. <마리아의 여인숙>은 멜로, 스릴러 등의 각종 요소가 혼재해 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신현준은 <은행나무 침대>의 황장군으로 알려진 후 <지상만가>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복잡미묘한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는 연기파 배우로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정상급 여자배우 심혜진과 연기하게 됨에 따라 흥행에도 어느정도 자신이 있다는 표정이다. 최근 방송과 영화에서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는 김승우는 스타 PD였던 황인뢰감독의 데뷔작<꽃을 든 남자>로 흥행대결에 합류한다.<꽃을 든 남자>는 MBC프로덕션이 제작한 첫 작품으로 방송사의 영화산업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준 영화.김승우는 신현준과 마찬가지로심혜진을 상대역으로 잔잔한 러브스토리를 이끌어 감으로써 TV연속극 <신데렐라>로 확보한 고정팬들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자배우 전성시대를 맞게 된 우리영화계에서 과연 누가 추석시즌 최고의 흥행배우로 떠오를 것인지는 관객들의 결정에 달려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