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업체의 기술을 매입, 상품화하는 「기술 아웃소싱」이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또 이 분야의 기술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자체개발보다 아예 외부 전문업체에서 기술을 사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 성장산업인 정보통신 분야에 뛰어든 각 기업들이 기술 아웃소싱이 상품화 시기를 앞당기는 등 사업의 조기정착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정보통신 분야에 진출해 있는 업체의 경우도 기술의 복합화 추세에 따라 연관분야의 기술이 절실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자체개발로 따라잡기 힘들다고 보고 비전문 분야의 기술에 대해 직접 개발보다 아예 사오는 쪽을 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이에따라 창업한 지 얼마 안되는 벤처기업들은 초기 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체개발한 기술이나 제품을 팔아 사업자금 마련에 사용하기도 하며 최근 들어선 아예 연구개발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도 서서히 출현하고 있다.
최근 부품업체에서 정보통신업체로 탈바꿈한 Y사의 시티폰은 B사가 개발, 생산해준 것이며 대기업인 S사의 무선키보드 역시 같은 B사가 개발해 기술을 이전한 것이다.
종합정보통신업체인 M사는 R사의 기술을 인수, 페이저사업을 성공적으로 달성했으며 D사의 페이저 사업 역시 M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주문형반도체(ASIC)사업은 기술 아웃소싱이 활발한 가장 대표적인 분야로 이미 SK텔레콤이나 데이콤, 한솔텔레콤 등이 개발, 발표한 이동통신용 핵심칩이 사실 모두 이들 ASIC 전문업체의 작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특히 대기업들이 기술을 국내 다른 기업으로부터 사온다는 것을 수치스럽게 느끼는 경향이 있으나 기술이 고도화 되고 다양해질수록 자체 개발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술 아웃소싱은 점차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