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가전 핵심기술이 바뀐다

멀티미디어시대로 진입하면서 가전산업계의 기술영역에서도 새로운 기술들이 핵심기술로 부상하면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에 상품화된 DVD플레이어,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VCR, 인터넷TV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가전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술적인 변화는 디지털화, 정보가전화로 집약되고 있다.

모든 정보처리를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하는 디지털 가전제품의 장점을 사용자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우선 화질이나 음질이 기존 아날로그 제품보다 탁월하다는 것이다.

기존 컬러TV나 VCR의 수평해상도가 2백∼3백본 수준인 반면 DVD나 디지털 캠코더가 구현할 수있는 해상도는 5백선 정도로 향상되었다. 이같은 화질향상은 영상정보를 노이즈가 발생하지 않도록 깨끗하게 처리하는 DSP(Digital Signal Processor), 컬러신호를 세밀하게 분리해주는 디지털 콤필터(Comb Filter), 화면전체의 초점을 균일하게 잡아주는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 기술 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오디오 영역에서는 그동안 오디오 기술의 대명사처럼 불려왔던 스테레오나 서라운드 기술을 대신해 최소한 6개의 스피커를 사용하는 5.1채널의 「AC-3」가 신기술로 자리를 잡고 있다.

화질과 음질개선에 이어 디지털기술로 인해 사용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종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에 방대한 정보를 수용할 수있다는 것이다. 지난 94년부터 상용화된 디지털 위성방송이 1백∼3백개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상품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TV도 지상파이든 유선케이블 방식이든 최소한 1백개 이상의 채널을 보장하고 있다. 디지털 위성방송이나 지상파방송을 통해 이처럼 방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있게 해주는 것은 「MPEG」라는 데이터 압축기술 덕택이다. MPEG기술은 현재 90년대 초반에 표준화된 「MPEG-2」기술을 중심으로 상용화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MPEG-2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욱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공해줄 수있는 MPEG-4와 MPEG-7에 대한 표준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톰슨, 모토롤러, LSI로직 등 세계적인 칩세트 업체들과 한국, 일본의 전자업체들이 MPEG 기술확보에 혈안이 되어있는 이유는 이 기술이 PC나 가전제품을 멀티미디어로 변신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가전과 컴퓨터, 통신기술이 융합되는 추세로 인해 가전업계에도 네트워킹 기술이 새로운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상용화되고 있는 「IEEE-1394」 전송규격은 DVD플레이어,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세트톱박스 등 디지털 가전제품을 PC와 직렬로 연결해 고속으로 동영상을 송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가전업계와 컴퓨터업계가 모두 홈네트 워킹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속속 적용하고 있다.

IEEE-1394기술은 사용자로 하여금 디지털 영상기기를 활용해 획득한 각종 정보를 편집하거나 가공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가정용 근거리 통신망(LAN)이나 광케이블을 기반으로 해서 가전제품을 홈오토메이션시스템 처럼 활용하게 해보자는 시도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어 비동기전송모드(ATM)나 비대칭 디지털 가입자회선(ADSL)과 같은 통신 전송기술에 대한 연구도 가전업계가 외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향후 디지털 가전제품은 다양한 기능요소들이 1,2개의 칩으로 집적되고 이것은 총체적으로 소프트웨어로 제어되기 때문에 가전제품 전용 운용체계(OS)나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능력이 가전업체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또 가전제품에도 네트워크나 운용체계 개념이 적용됨에 따라 가전업계에도 제품상호간 호환성을 보장할 수있는 표준규격 정립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