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퀄컴, CDMA 기술사용료 증액 요구 파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로 국내 업체로부터 막대한 로열티를 챙겨온 미국 퀄컴사가 최근 또다시 기술사용료의 증액을 요구하고 나서 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퀄컴의 이같은 요구는 특히 국내 업체들이 CDMA와 관련한 로열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세우는 상황에서 불거진 데다 앞으로도 이같은 퀄컴의 기술사용료 추가 요구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DMA 특허권자인 퀄컴사는 지난 93년 CDMA기술을 이전한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국내 CDMA시스템 3사에 75만 달러의 기술사용료를 추가하는 내용의 기술라이선스 재계약 요청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측은 국내 업체에 75만 달러의 기술사용료를 더 요구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CDMA시스템과 관련해 1백건의 특허를 새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내업체들은 기술 라이선스 계약이 지난 95년 7월로 종료된 상황임을 내세워 퀄컴의 재협상 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퀄컴 측은 국내 업체들이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제법에 따라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CDMA 시스템 3사는 조만간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기술사용료 인하,로얄티 인하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공동으로 모색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CDMA기술 도입을 주도한 정부나 전자통신연구원(ETRI) 등도 퀄컴의 이번 기술료 인상 요구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은 데다 최근 CDMA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국내 업체들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적극적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가 힘든 형편』이라고 밝혔다.

퀄컴과 CDMA기술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국내업체는 이미 기존 CDMA 4사 이외에 해태전자가 올 상반기에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SK텔레콤, 팬택, 엠아이텔 등이 신규로 계약을 체결, 8개사로 크게 늘어났다.

한편 ETRI와 국내 CDMA 시스템 3사는 지난 93년 퀄컴과 계약을 체결된 이후 기술사용료로 각각 1천6백95만 달러와 8백70만 달러를 지불했으며 오는 2008년까지 매년 판매가의 5.25~6.5%를 로얄티로 지불해야 한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