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화학이 세계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BGA(Ball Grid Array) 및 MCM(MultiChip Module)기판용 원판(CCL:동박적층판) 국산화가 적극 추진된다.
국내 최대의 CCL업체인 두산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인 BGA와 MCM-L(Laminate)시장이 급속도로 확대, 관련 인쇄회로기판(PCB)과 핵심소재인 원판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삼성전기와 공동으로 이를 국산화하기로 합의하고 최근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양사는 이에 따라 정부출연금(공업기반기술개발과제 지원금)과 현물투자분을 포함해 총 16억여원을 공동 투입, 내년 4월까지 제품개발을 완료한다는 내용의 「BGA 원판개발 계획안」을 확정, 최근 기초시장조사와 파일럿설비를 구축하고 핵심기술인 수지조성 및 변형연구(rheology)를 시작으로 개발에 들어갔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주관사인 두산전자는 두께 9대의 초박판 동박과 고내열성 및 내습성, 저유전율의 원재료를 발굴해 현재 BGA 원판용으로 요구되는 유리전이온도(Tg) 1백80도, 유전율(1㎒ 기준) 4.0, 두께허용공차 ±5%대의 차세대 PCB원판을 연내에 자체 개발한다는 목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참여사인 삼성전기는 내년 4월까지 패턴폭 70, 홀구경 0.2Φ(㎜), 두께공차 ±0.025㎜ 이하의 BGA 기판설계 및 가공기술을 확보, 아남산업 등 BGA 패키지업체에 시제품을 공급, 성능평가와 문제점 보완을 거쳐 원판양산의 관건인 최종 수요처의 조기 품질인증을 적극 유도해나갈 방침이다.
세계 BGA 원판시장은 올해 약 2백억원에서 98년 4백50억원, 99년 7백10억원, 2000년 1천1백20억원으로 매년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이 제품이 국산화되면 99년 1백70억원, 2000년 3백억원, 2002년 5백억원대의 수입대체효과와 상당량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두산전자 연구소 최원조 차장은 『현재 미쓰비시가 BT(Bismaleimide Triazine)수지를 사용한 이른바 BT원판으로 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공급조절, 기술이전 기피 등 횡포가 점차 심해져 국산화가 시급히 요구돼 왔다』며 『개발에 성공하면 좁게는 국내 PCB업계에, 넓게는 국내 반도체 패키지와 전자산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현재 플라스틱 BGA패키지에 사용되는 서브PCB용 원판시장은 일본 미쓰비시가 세계특허를 보유한 BT원판이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아사히케미컬의 열경화성PPO(Poly Phenylene Oxide)계 제품과 미국 GE의 「GETEK」 등이 일부 선보이는 등 미쓰비시의 아성을 깨기 위한 주요 CCL업계의 추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