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역전승을 기대했지만 아직은 아닌것 같다. 이제부터는 점진적이고 장기적 마케팅 전략에 주력하겠다.』
지난해 객체관계형데이터베이스인 「인포믹스 유니버설 서버」를 발표하면서 야심찬 승부수를 띄웠던 미국 본사가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으로 의기소침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포믹스가 마케팅전략의 변화를 시도하고 나서 주목된다.
인포믹스 본사는 지난해 유니버설 서버를 전면에 내세워 오라클을 겨냥한 한판 역전승을 노렸으나 여의치 못했다. 일러스트라사의 인수 등 막대한 투자와 대대적 홍보전략을 시도했으나 「고객은 아직 준비가 안됐다」는 쓰라린 교훈 만을 얻은 채 주가급락을 겪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포믹스는 최근 최고경영자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고 수습에 나섰다. 다행히도 신임 피노키오 사장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제때에 적임자가 들어왔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지만 인포믹스의 향후 행보에는 상당기간동안 후유증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배경속에서는 한국인포믹스가 마케팅 전략의 변화를 결정하고 새로운 시장 접근을 노리고 나선 것이다. 한국 인포믹스는 우선 미국 본사가 시도했던 대대적인 홍보성 세미나와 광고, DM마케팅 등 최종 사용자를 겨냥한 다이렉트 마케팅전략을 지양했다. 대신 솔루션 및 하드웨어 공급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들을 대상으로한 소규모 그룹세미나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했다. 경쟁사에 대해 전면전 보다 국지전을 통해 점진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경쟁사란 시장점유율 1위인 한국오라클을 겨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에대해 한국인포믹스의 김광원 사장은 『기술력과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한번에 오라클을 제압하겠다는 과욕을 버리고 데이터웨어하우스나 멀티미디어, 윈도NT솔루션 등 특화된 제품과 기술력에 대한 점진적인 검증절차를 밟는 것을 시작으로 신뢰구축에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김사장은 특히 『특화된 제품을 바탕으로 참조 사이트를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사장은 또 항간에 떠도는 유니버설 서버의 마케팅 포기설에 대해 『단지 유니버설 서버에 집중했던 역량을 인포믹스의 모든 제품군으로 균등히 분할한다는 의미』라며 유니버설 서버의 기술적 우위는 결코 포기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와관련 한국인포믹스는 9월부터 유니버설서버를 대학 등 교육기관에 무료 기증할 계획이며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망 고객들이 유니버설 서버의 기술적 우위를 피부로 느끼게 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인포믹스는 또 일러스트라 고객가운데 2∼3개사를 선정, 유니버설 서버로 이식하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시장 접근을 위한 마케팅의 중요성을 실감한 한국인포믹스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국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오라클의 견제업체로서 거듭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