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국내는 물론 세계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업계를 이끌고 있는 미국시장에서도 인정받는 PACS 전문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국내 최고의 PACS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알려진 메디페이스 최형식 사장(38)은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를 수출이라고 잘라 말했다.
내수시장 규모가 아직은 작은 데다 그나마 현대, 삼성 등 대기업이 진출해 있어 PACS 아이템만으로는 입에 풀칠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미국을 제외한다면 이 시장은 절대강자가 없어 일정 수준의 제품과 기술력만 갖춘다면 그만큼 세계시장에 진출하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고 대기업이 아웃소싱을 통해 솔루션이나 부분품을 조달하기 때문에 특화한 기술만 있다면 중소업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는 것도 메디페이스가 수출을 꿈꾸는 요인이다.
메디페이스는 지난 94년 설립한 메디칼 인터페이스와 메디슨의 PACS사업부가 최고 수준의 첨단 의료정보시스템의 토털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손을 잡고 지난달 공식 출범한 PACS R&D 전문업체다.
PACS란 의료영상, 특히 방사선과 진단영상을 디지털 형태로 획득한 후 고속의 통신망을 이용해 전송하고 디지털 데이터로 의료영상을 저장하며 의사들이 기존의 필름과 뷰박스 대신 워크스테이션을 통해 영상을 조회, 환자를 진료하는 포괄적인 디지털 의료영상 관리 및 전송시스템이다.
타 PACS업체들이 시장규모가 월등히 큰 SI나 의료장비 및 컴포넌트 장비판매에 주력하는 것과는 달리 PACS와 원격진료 관련기술 개발 및 판매만을 표방, 기술적 연계성과 전문성이 높은 것이 이 회사의 특징이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은 미니 PACS인 「miPACS」, PACS 이미지 서버인 「SPECTRA」, 보급형 텔레라디올로지인 「TeleView」, 웹 기반의 최저가 미니 PACS인 「InterView」와 다이콤(DICOM) 아큐지션 게이트웨이, 다이콤 이미지 서버 등이다.
이밖에 정부자금을 지원받아 개발중인 「다이콤 영상획득 서버」와 「텔레라디올로지 시스템」 프로젝트가 올해 중 완료되는 데다 일종의 교육용 PACS인 「Net Gate 500」, 방사선과 전용 워크스테이션인 「RadView」, 클리니컬 워크스테이션인 「πView」 개발도 올해 중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올해 말이면 PACS와 관련한 제품을 풀라인업할 수 있게 된다.
원래 최 사장은 방사선과 의사이자 연세대 의대 교수였다. 그냥 의사나 교수가 아니라 「잘 나가던」 의사이자 교수였다. 최 사장은 강경대군 치사사건이 일어났을 때 컴퓨터 단층촬영장치(CT) 판독만으로 사망원인을 심장파열로 진단해내고 그 결과를 사실대로 밝힌 주인공이다. 이 사건은 검, 경찰의 입장과 유가족들의 첨예한 입장차 속에서 부검을 하지 않고 사망원인에 대해 합의한 국내 최초의 사례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 사장은 군의관시절 PACS에 관한 한 편의 논문을 접하면서 누구나 동경하는 명문의대 교수직을 뿌리치고 미국 워싱턴주립대로 건너가 PACS를 공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PACS에 관한 한 최고의 명성을 갖고 있는 과학자가 재미 한국인임을 우연히 알게 됐고 세계 최초로 PACS를 설치, 무필름 병원을 실현한 시애틀 메디건병원을 보고 나서부터 PACS에 대한 확신을 가진 그는 국내 최초로 삼성의료원에서 PACS를 구축하는 데 개발팀장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흔쾌히 응락했다.
당시만 해도 PACS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힘들게 설치를 완료했으나 현재 삼성의료원 PACS는 데이터 저장량으로는 세계 최고이고 시스템 안정성 면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성공적인 사례로 칭찬받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예정인 메디페이스는 전체 직원 13명 중 8명인 연구원 수와 영업직 인력을 보강하고 개발과 판매에 주력, 2001년께 미국 주식 장외시장인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최 사장은 『불과 2, 3년 전만 해도 의사들이 네트워크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어 시장 활성화에 많은 애로가 있었으나 의료정보화가 급진전하면서 이같은 어려움은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PACS는 필름분실의 우려가 없고 병원 관리비용이 줄어드는 장점 외에도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연계될 경우 원격진료는 물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할 경우 무궁무진한 임상정보의 보고가 되므로 시장규모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날 유망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