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이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등을 자체 개발하고 속속 디지털 가전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제품이 대거 밀려오고 있어 국내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삼성전자가 DVD플레이어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LG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 등이 디지털 가전 제품의 상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국내 업체보다 한발짝 앞서 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일본제품이 국내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국산제품들끼리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기에 앞서 일본제품과 맞대결 해야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경우 이미 지난해 일본의 카시오사 제품을 필두로 후지필름, 리코, 엡슨, 치논 등이 진출한 데 이어 올들어선 니콘, 샤프, 파나소닉 제품이 수입 전문업체나 한국총판을 통해 국내시장에 등장,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일본 디지털 카메라시장은 시장규모가 연간 1백만대를 넘어선 상황인데 일본업체들은 자국내에서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면서 성능대비 가격경쟁력을 대폭 강화했으며 이미 전세계시장을 겨냥, 연산 수만대에서 수십만대 규모의 양산 능력을 갖추었다.
이에따라 올들어 디지털 카메라시장에 참여한 삼성항공, 삼성전자, LG전자는 신제품 개발 및 가격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 일본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디지털 캠코더의 경우 아직까지 캠코더가 수입선 다변화품목에 묶여있어 일본제품의 내수잠식 추세가 눈에 드러나지는 않고 있으나 정부 방침대로 오는 99년경에 수입선 다변화조치가 해제될 경우 일본제품과 정면 대결을 펼쳐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산 디지털 카메라는 올들어 삼성전자가 출시한 2개 모델에 불과한데 이미 용산상가 등 수입제품상가에는 국산보다 성능 및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소니, 히타치 등 일제 디지털 캠코더가 밀반입되어 국산제품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디지털 캠코더가 지난 95년 하반기 상품화되어 올해 전체수요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주력제품으로 부상해있다.
DVD플레이어의 경우 한국과 일본의 지역코드가 다르고 국내의 DVD 타이틀 공급기반이 열악해 일본업체들이 아직까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비디오CD나 레이저디스크를 이용할 수 있는 DVD플레이어를 앞세워 국내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수입상가에는 일제 성인용 타이틀과 지역코드에 상관없이 볼 수 있도록 개조된 일제 DVD플레이어가 암암리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영업본부 마케팅팀의 박종갑부장은 『디지털 가전제품의 경우 국내업체보다는 일본제품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삼성전자의 경우 성능, 가격, 디자인 부문의 경쟁력 확보와 함께 서비스 능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