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하고 있는 불황으로 국내 오디오 업체들이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디오 비수기인 7,8월을 맞아 오디오 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오디오업계의 관계자들은 이같은 매출감소 추세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국내 주요 업체들의 오디오 총매출은 약 2천7백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천1백31억보다 3백37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일부 오디오 업체들은 사은품 제공과 장기 할부판매 등의 판매촉진 방법을 동원해 매출목표액 확보에 안간힘을 썼으나 오히려 회사의 채산성만 악화시킨 결과만 발생했으며 하반기에도 오디오 수요가 늘어날 만한 호재가 없어 오디오업체들의 경영상태는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7월 한달간 오디오업체들이 판매한 하이파이와 미니 등 컴포넌트류는 약 2백억원. 지난 6월의 2백50억원보다 50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이 가운데 하이파이 컴포넌트는 지난 6월 1백억원 가량 판매됐으나 7월엔 60억원어치가 판매됐으며 지금까지 오디오 시장을 주도해왔던 미니컴포넌트의 판매도 지난 6월보다 20억원 가량 줄어들어 7월까지 컴포넌트류의 누적 판매금액은 1천6백8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디오업계의 매출부진이 전품목에 걸쳐 골고루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카세트류의 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1천1백15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가격이 비싼 CDP내장형 카세트나 스테레오 카세트보다 중저가형인 모노 카세트의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며 이 역시 경기불황을 반영한 현상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디오업체들의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 특히 지난 상반기 10억원 가량 판매금액이 늘어났던 해태전자가 7월 누적치로는 지난해 7월보다 4억원 가량 줄어들었으며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1백50억원, LG전자는 54억원 가량 각각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국산 오디오뿐 아니라 수입 오디오의 판매도 줄어드는 등 시장침체가 국내 오디오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와 일부 대형 할인판매장 등에서는 아이와, 켄우드, 마쓰시다 등 동남아산 오디오의 판매도 줄고 있으며 이에따라 이를 수입하는 업체들끼리 무리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여 일부 업체가 도산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디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년엔 7,8월의 비수기를 지나 9월부터 신혼특수 등으로 제품판매가 활기를 띠었지만 올해엔 전반적인 불황 때문에 제품판매가 늘지 의문』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내년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내년도 사업계획과 매출목표도 올해보다 줄여서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