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斗洙 한국휴렛팩커드 컴퓨터 및 주변기기사업본부장
21세기를 맞는 우리나라 정보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는 무엇일까. 정보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항상 갖게 되는 질문이다. 관광산업과 더불어 21세기에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가장 중요한 업종인 정보산업에서 우리는 이미 많은 성장을 했고 앞으로도 계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더욱 전략적, 조직적이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이 시점에서 우리 정보산업 종사자들이 다같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장밋빛 청사진에 안주해서 실제 필요하지 않은 행동을 취하고 있지나 않은지, 남의 책임이라고 나의 역할과 책임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되새겨볼 일이다.
정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같은 정보산업 종사자들의 자각과 함께 정부의 역할 또한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자유경쟁체제를 통한 자생력과 창의력을 고취시키는 방향으로 정부 시책과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와 장애물들을 점진적이면서 과감하게 철폐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발휘되기에 가장 적합한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세제를 포함한 각종 제도적인 뒷받침을 정부가 획기적으로 해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자금을 동원한 제조산업이 아니라 두뇌와 창의력에 의한 산업임을 인식하고 부가가치가 제조업에 비해 수십 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재벌집단이 이끌어나가는 분야보다는 두뇌와 아이디어로 꾸려가는 전문기업을 육성해야만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첨단 산업단지 개발 등 간접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은 이미 이와 관련하여 많은 진전을 이루었고 여타 아시아 국가들도 21세기의 비전을 정보산업 및 벤처 산업육성에 두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이들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고양하기 위해 정부가 비전을 제시하고 도전의식을 고취하는 등 사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도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여기에 지적한 몇 가지 사항 이외에도 많은 제언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의 독창력과 아이디어가 상품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이라고 볼 때 정부는 환경조성과 세제 및 제도적인 측면에서 뒷받침만 하고 자유로운 두뇌 활동을 보장하면 되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정보사회가 무르익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는 정보화 물결에서 한번 뒤쳐지면 영영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정보화 경쟁에서 뒤지게 되면 그야말로 약도 못 써보고 도태될 것이고 국가경쟁력은 크게 손상받게 될 것이다. 앞으로 경제성장은 제조업 중심이 아니라 정보산업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경제질서나 산업부문도 재편되어 나갈 것이다.
개인이나 기업, 정부가 국가의 정보화를 앞당기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며 정부 또한 정보산업발전을 위한 투자여건을 조성하고 앞장서서 집중투자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