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컴퓨터업계, 환차손 심각

경기불황으로 매출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환차손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초 미 달러당 8백50원 정도에 머물던 원화가 최근들어 9백원선으로 떨어짐에 따라 미국에서 제품을 도입하고 있는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환차손을 극복하기 위해 미 본사에서 공급받는 가격의 인하를 추진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은 미국에서 제품을 도입할 때 달러 기준으로 가격을 지불하기 때문에 연초 대비 달러대 원화의 가치가 약 6% 정도 떨어진 현재 환율변동 만으로 제품 판매 수익의 6%를 환차손에 의해 까먹고 있는 상태다.

실제 중소형 유닉스 서버나 윈도NT 서버, 보급형 워크스테이션을 판매하는 업체의 경우 제품 판매에 따른 이윤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워크스테이션에 비해 제품 마진이 높은 메인프레임이나 대형 유닉스 서버를 판매하고 있는 한국IBM, 한국HP, 한국디지탈, 한국후지쯔 등도 올해 들어서만 10∼20억원 정도의 누적 환차손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워크스테이션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이처럼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판매가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구매원가에도에 못미치는 가격에 워크스테이션을 판매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환차손으로 인한 국내 중대형컴퓨터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등 일부 외국업체의 경우 도입제품 가격을 인하, 국내 판매업체의 환차손 규모를 본사 차원에서 일부 감당하고 있기도 하다.

중대형컴퓨터업체의 한 관계자는 『환차손으로 인한 순익 감소는 어쩔수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하면서 『정부가 최근들어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이를 기대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