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벤처동아리 학생들이 뛰고 있다.
우리도 빌 게이츠, 제리 양, 스티브 잡스, 래리 앨리슨처럼 될 수 있고 오히려 가능성은 더욱 크다는 대학 내 벤처동아리의 열기가 그들의 젊음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초부터 몰아닥친 벤처열풍이 이윽고 대학에 상륙, 전국의 주요 대학에는 이미 장차 벤처기업 창설을 꿈꾸는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 잇따라 동아리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아직도 대학을 졸업한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에 가서야 회사를 차리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 사회에서 최근에는 90년대 학번들이 벤처기업 탄생의 주역으로 떠올랐고 이제는 대학 재학중에 벌써 한국의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 야후를 만들겠다며 학생들이 뛰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국 대학에 결성된 벤처동아리는 20여개를 훨씬 넘어섰다. 처음에는 학교별로 혹은 가까운 친구간에 자신의 젊음을 담보로 미래에 도전했지만 이제는 상당히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 대학의 벤처동아리들이 모여 조직한 사단법인 한국 대학생 벤처창업 연구회(KVC)의 탄생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등 서울 소재 대학에서부터 전남대, 인하대, 포항공대, 금오공 대등 지방소재 대학과 KAIST 등 20여개의 대학 벤처동아리가 가입해 있다.
이들은 이제 단위 대학 차원에서 벗어나 전국 규모의 조직을 통해 서로간의 최신 기술 및 벤처정보를 공유하고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혹은 지역별로 혹은 전국 규모로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대부분 세미나 형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얻은 정보나 결과물은 곧바로 전국 동아리에 전파된다.
정보가 곧 돈이며 사업은 타이밍이라는 격언을 실천하듯 대학생들은 전국 네트워크를 컴퓨터 통신망으로 활용한다. 천리안에 KVC 사이트를 개설, 자신들의 활동소개와 회원간의 정보교류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해외정보나 산업흐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이들은 또 대학생답게 시야를 해외로도 돌려 외국대학 동아리들과의 연계 교류 및 초청행사까지 기획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동아리에서의 준비작업 단계를 뛰어넘어 아예 벤처기업을 설립하기도 하고 기존 업체들과의 제휴방안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 현지기업과 연계해 일종의 인턴십제도를 도모하고 있어 이것이 활성화된다면 지역기업에는 역내 우수인력 충원의 길이 열리고 학생에게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방안이 돼 지방자치시대의 새로운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이 중 몇몇 대표적 동아리를 살펴보면 이들의 현주소를 쉽게 알 수 잇다.
「장인정신」은 전남대의 벤처동아리다. 지난 5월 정식 출범한 이 동아리는 대학가에 창업분위기를 확산시키고 학내에서 조직적인 창업연구 및 준비가 이루지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들은 주1회 정기 주제발표 세미나를, 분기별 1회씩 학내 학술발표 세미나를 개최하고 상, 하반기에는 학내 창업스쿨을 각각 한번씩 연다는 계획이다. 장인정신은 응용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비즈니스를 특화하기 위해 「창업기술연구소」의 설립도 추진중이다.
장인정신은 이미 인터넷 광고대행(웹 서버구축)사업을 진행중이고 광주 등지의 각종 문화, 예술, 생활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을 겨냥한 쇼핑몰과 홈페이지 작성, 경영 정보기술 컨설팅, 인터넷 상에서의 최초 벤처창업 전문 웹매거진인 「벤진」의 창간도 서두르고 있다.
서울대 「신기술 창업 네트워크」의 웹콜팀은 인터넷폰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웹2폰」이라는 신개념 제품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제품은 멀티미디어 카드로 기존 「PSTN망의 일반 전화기 및 PBX 혹은 KSU의 전화시스템까지 확정시키는 인터넷 전화 어댑터라고 할 수 있다.
이 카드는 평시에는 PC 상에서 모뎀 또는 사운드카드의 기능을 수행하며 윈도95 상에서 인터넷을 구동할 경우 웹을 통해 국제전화를 해결할 수 있다.
이 팀은 오는 9월까지는 2차 버전을 완성할 계획이며 생산 및 개발을 위한 제휴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앞으로는 인터넷 팩스 솔루션까지 개발, 상품화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동아리 및 회원들이 운영하는 벤처기술 컨설팅 전문업체까지 등장했다. KVC 임원들과 KAIST 벤처창업연구회가 주축이된 「위더스」는 벤처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창업관련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KAIST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도록 한 종합 기술컨설팅 역할을 수행한다.
이 회사는 또 「벤처월드」라는 전문 월간지를 창간할 예정이며 사설 창업보육센터의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젊음과 도전의식을 밑천으로 벤처시장에 뛰어든 대학생들의 미래는 곧 「우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이택 기자>